연구기관들 "IMF 전망치 불신"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놓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에 불신감을 나타내며 향후 자체 전망을수정하더라도 IMF 수치를 그대로 반영할 뜻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가 국내 연구기관을 대표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삼성경제연구소,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IMF의 이번 전망치에 대한 신뢰 여부를 물어 27일 종합한 결과 4개 기관 모두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IMF는 지난 22일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과 같은 -4%로 예측하는 한편 내년 전망치는 4.2%에서 1.5%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하지만 KDI는 한국의 올해 성장 전망치에 대해 0.7%, 삼성경제연구소는 -2.4%,LG경제연구원은 -2.1%, 현대경제연구원은 -2.2%로 예측했었다.

 

정부는 추경 편성을하면서 -2% 전망치를 그대로 유지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IMF의 -4% 전망은 큰 의미가 없으며 우리는 5월 중순께 수정 전망치를 낼 때 -2%로 하향 조정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IMF 전망치는 1분기에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이 될 걸로 본 것 같은데 -4% 성장 전망은 너무 비관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1%로봤는데 최근 한은 발표에서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1%가 됐기 때문에 -2% 정도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IMF가 한국 경제를 너무 비관적으로보고 있다"면서 "IMF의 과거 전망치를 살펴보면 솔직히 정확성이 높지 않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구기관들은 5~6월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2~-3% 수준으로 수정할 계획인데 이 과정에서 IMF 전망치는 세계 경기 흐름을 파악하는 자료로만 참조할 뿐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방침이다.

 

현오석 원장은 "IMF는 이번에 한국 경제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자세한 설명도 없다"고 말했으며, 오문석 실장은 "6월에 수정치를 낼 생각인데 1분기 실적치를 주로고려할 것이며 IMF의 올해 전망치는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밝혔다.

 

권순우 실장은 "IMF 수정 전망치는 우리가 5월에 준비 중인 전망과 관련이 없으며 우리 나름대로 환경과 전제 조건을 분석해서 추산할 것"이라고 밝혔고, 유병규본부장은 "IMF 자료도 일부 참조는 하겠지만 절대성을 가지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또한 경제 실물 지표가 긍정 및 부정적으로 혼재돼 있어 어려움이예상되기는 하지만 IMF의 올해 -4% 전망치보다는 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는 올해 한국 경제가 전분기 대비 0%를 계속 기록한다고 하더라도 -3.6%의 성장이 되는 상황이라면서, 한은이 24일 발표한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0.1%를 성장했으며 향후에도 급격한 하락은 기대하기 힘들어 IMF의 예측이 틀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IMF의 경제 전망은 세계 경제라는 큰 틀에 입각한 것이니만큼 한국이란개별 국가에 대해 정확한 예측치를 기대하는 것은 처음부터 무리라는 주장도 적지않다.

 

IMF는 이번 세계 경제 전망에서도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 3개국(G3) 위주로파악하면서 나머지 국가는 관련성에 따라 가중치를 주면서 각국별 성장률을 재조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IMF는 이코노미스트 2명을 포함해 총 3명이 한국을 담당하고 있으며 주로한국 정부의 자료와 관련 경제 지표 등에 의존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IMF는 개별 국가에 대한 성장 전망을 정확히 하기보다는 글로벌경제에 대한 여러 국가의 정보를 취합해 흐름을 제시하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우리나라 전망치 또한 그런 연속선상에서 참조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