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PD수첩' 1년…檢 고민 여전

촬영 원본 확보 등 난망.."원본 확보없이 결론 안 내"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우려를 보도해 큰 파문을 일으킨 MBC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769회)가 방영된지 29일로 1년을 맞는 가운데 검찰의 고민이 풀리지 않고 있다.

 

검찰이 PD수첩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검의 수사팀을 교체하고 강제수사를 동원해 제작진을 조사하는 등 속도를 붙였지만 원하는 만큼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달 26일 PD수첩 제작진 중 체포영장이 발부된 이춘근 PD를 체포해조사했고 이달 15일 `결혼식을 나흘 앞둔 체포'라는 비난을 무릅쓰고 김보슬 PD를연행해 조사했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조사 과정에서 묵비권을 행사함에 따라 검찰은 큰 소득 없이 석방했다.

 

검찰의 체포에 대비해 MBC 사옥에 머물던 PD수첩 제작진이 제작 현장으로 복귀하겠다고 발표한 27일 밤 검찰은 PD 2명과 작가 2명 등 4명의 신병도 마저 확보했지만 이들로부터도 별다른 진술을 얻어내지 못할 공산이 크다.

 

지난 8일과 22일에는 PD수첩 촬영 원본 테이프를 확보하기 위해 MBC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노조가 완강하게 저지한 탓에 두 차례 모두 무산됐다.

 

언론사를 상대로 한 강제수사인 만큼 미디어법 국회 처리를 앞두고 검찰의 정치적 부담이 큰데다 MBC 노조의 강한 저항으로 앞으로도 원활하게 압수수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검찰은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고 `물밑 접촉'을 시도하고 있지만 이조차 여의치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방송 내용 중 미국에서 했던 인터뷰가 오역됐는지 확인하려 PD수첩과 인터뷰를 했던 당사자를 조사하기 위해 미국 법무부에 사법공조도 요청했지만 어떤 결정이내려질지, 언제 성과물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검찰은 그러면서도 "촬영 원본을 확보해 사실이 의도적으로 왜곡 또는 오역됐는지 규명하지 않고서는 사건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검찰은 지난 24일로 유효기간이 끝난 압수수색 영장의 기한을 연장한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난관을 타개할 수 있는 명쾌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촛불집회의'기폭제'로 평가받은 PD수첩 보도가 나간지 1년이 됐지만 검찰은 난감한 처지에 빠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