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주국제영화제 - 가이드] 개막작 숏!숏!숏! 2009

10명 감독의 10분짜리 영화, 우리시대 자화상을 담다

이송희일 감독은 동성애를 정면으로 다룬 영화 <후회하지않아> 로 한국 영화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김영남과 윤성호는 각각 2006년과 2007년 <내 청춘에게 고함> 과 <시선 1318> 로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에 이름을 올린 감독. 상업영화로 익숙한 이름, <새드 무비> 와 의 권종관 감독과 <여고괴담4-목소리> 와 <그녀는 예뻤다> 의 최익환 감독까지, 충무로와 독립영화를 가로지르는 10명의 감독이 '2009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만난다.

 

전주국제영화제가 기획·투자하는 '숏!숏!숏! 2009'가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해 10명의 젊은 감독들을 통해 우리 시대 자화상을 들여다 보려는 시도. 권종관 김성호 김영남 김은경 남다정 양해훈 윤성호 이송희일 채기 최익환 등 전주영화제가 '숏!숏!숏! 2009'를 제작하는 독립영화 제작배급사 (주)인디스토리와 함께 선정했다.

 

10명의 감독들은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주제를 효과적으로 담아내야 한다는 것에 고민이 많았지만, 재미있겠다는 흥미로움을 느꼈고 10편이 엮어졌을 때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숏!숏!숏! 2009' 주제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최대 관심사인 '돈'. 상업영화를 하면서도 독립영화에 애정을 가지고 있거나 독립영화와 상업영화의 경계에 있는 감독들인 만큼, 불편할 만큼 거친 화면이나 스토리 라인에 대한 걱정 보다 개성 강한 감독들의 세련된 실험과 독특한 미학을 기대해도 좋다.

 

특히 전주나 인근지역에서의 촬영을 원칙으로 하되 시나리오에 따라 일부 조율했기 때문에 전주 관객들에게는 더욱 흥미로운 프로젝트다.

 

조지훈 프로그래머는 "'디지털 삼인삼색'과 함께 전주영화제를 대표하는 프로젝트로 한국 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숏!숏!숏!' 프로젝트를 개막작으로 내세우면서 다시한번 강조하고 싶었다"며 "다른 영화제에서도 여러 감독들을 옴니버스로 묶는 비슷한 기획이 있었지만, 10편을 완성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숏!숏!숏!'은 한국 단편영화 제작지원 프로젝트. 전주영화제가 '디지털 삼인삼색'과 함께 자체적으로 제작·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올해 지원된 제작비는 작품당 500만원씩이다.

 

KT&G상상마당의 디지털 후반 작업 지원 및 국내 배급을 통해 9월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도휘정기자

 

#1. 권종관

 

자기만의 꿈을 위해 커다란 유리병에 동전을 모으는 외톨이 소년. 그러나 묵직하게 모인 동전들을 양말에 담아 결국 한 소녀를 죽이고 만다. 소년의 꿈을 상징하던 동전들은 전혀 예기치 않은 용도로 쓰이게 된다.

 

#2. 김성호

 

하룻밤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된 어린 남자로부터 10원짜리 동전을 받게된 30대 여자 주인공. 남자에게 새로운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소식에 마음을 정리하고 싶은데, 이 십원짜리 동전은 어떻게 해야 할까.

 

'롤러코스터' 조원선이 여자주인공으로 출연한다. 메인 카메라가 공연 전체의 풍경을 담고, 휴대폰 카메라로 인물의 감정, 행동, 습관 등을 세밀하게 포착했다. 자칫 청승맞을 수 있는 이야기를 최대한 재밌게 보여주기 위해 편집 과정에서 다양한 실험이 시도됐다.

 

조원선은 개막식 축하무대에도 선다.

 

#3. 김영남

 

두달째 공장이 멈춘 상황에서 어느 여자노동자가 월급을 받기 위해 중년의 사장을 찾아간다. 돈을 받으려는 자와 돈을 줄 수 없는 자의 현실이 유머스럽게 대치된다.

 

'돈을 주려고 해도 줄 수 없는 심란한 이유가 있는' 사장 역에는 오달수가, '공장 일을 좋아하는' 독특한 캐릭터의 여자노동자 역에는 조은지가 캐스팅됐다.

 

#4. 김은경

 

고단한 하루를 마무리하려는 철물절 남자. 그 때 한 여자가 빗 속을 뚫고 톱을 사러 온다. 살해도구를 사려는데 돈이 부족한 여자와 삶에 지쳐있던 철물점 남자의 만남.

 

#5. 남다정

 

노숙자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아이들을 취재하러 공원에 나온 기자. 소년이 노숙자에게 담배 심부름을 시키고 그 댓가로 1000원을 준다. 기자는 더 충격적인 상황이 벌어지도록 유도한다.

 

#6. 양해훈

 

나이트클럽 안, 코스튬플레이 인디언 남자 2명이 자신들의 계획대로 최후의 만찬을 즐긴다. 다른 방에서는 한 여자가 액션 히어로들과 부킹 중이다. 이들이 한 방에 모인 순간 배후 세력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7. 윤성호

 

로또 1등에 당첨돼 4000억이 넘는 거금을 손에 넣게된 임경업. 고시원 총무로서 본분을 다하다 갑자기 많은 돈을 얻게 된 임경업 역에는 임원희가 출연한다. 로또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은 자본주의에 희생당하는 소시민의 한계. 정치색은 강하지 않지만, 분명 '사회에 대한 독한 조롱과 야유, 비판'이다.

 

진보적이고 대중적인 논객 진중권이 평론가로 3∼4분 정도 출연한다. 촛불집회 당시 진보신당이 중계하는 '칼라TV' 진행자였던 이명선 아나운서도 만날 수 있다.

 

스태프들은 물론, 촬영 현장을 찾아간 취재팀까지 엑스트라로 동원됐다는 후문.

 

#8. 이송희일

 

주식으로 1억이란 돈을 날려버린 후 벼랑 끝에 몰린 한 가정의 벼랑 끝 한 순간.

 

#9. 채기

 

자기자신과 세상을 위한 무용하고도 유용한 행동들. 집 없는 방랑자의 일상이다.

 

#10. 최익환

 

세상에 속아 자살을 결심한 두 청년. 억울함을 알리고자 자살 장면을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