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전주국제영화제 - 가이드] 폐막작

마찬

스리랑카에도 청춘은 있다. 그러나 그 쪽 나라 청춘도 '88만원세대'인 이 쪽 나라의 청춘과 별 반 다르지 않다.

 

경제위기 속에서 흔들리는 젊은 청춘들. '2009 전주국제영화제' 폐막작은 스리랑카 영화 <마찬> (감독 우베르토 파솔리니)이다.

 

스리랑카어로 '친한 친구'란 뜻을 가진 <마찬> 은 스리랑카의 두 청년 마노즈와 스탠리의 이야기다.

 

가난한 고국을 벗어나 서양에서 일자리를 잡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고 싶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건 매번 거절당하는 비자 신청에 서로를 위로하는 것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두 사람은 독일 바바리아에서 열리는 국제 핸드볼 대회의 초청장을 우연히 발견하고, 친구와 동료들을 끌어모아 참가신청서를 제출한다.

 

핸드볼팀이 존재하지 않는 스리랑카에서 마침내 핸드볼 국가대표가 된 마노즈와 친구들. 독일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각자 흩어질 계획을 세우는 그들은 끝을 알 수 없는 여정을 위해 마침내 비행기에 오른다.

 

사회적 현실의 냉철한 응시에 기반한 리얼리즘과 인도반도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대중 장르의 미덕이 적절히 조화된 수작으로, 이미 지난해 '이탈리아영화협회상'과 '베니스영화제 레이블유로파시네마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마찬> 으로 감독으로 데뷔한 우베르토 파솔리니 감독은 전 세계적인 25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리며 영국 영화 사상 단일 영화 최고 수익 작품이라는 기록을 세운 히트작 <풀 몬티> (1997)의 프로듀서로 잘 알려져 있다.

 

<풀 몬티> 는 영국 아카데미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파솔리니를 세계적인 제작자 반열에 올려놓은 작품. 경제적 위기에 내몰린 남성들이 다소간 엉뚱한 발상을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상황들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마찬> 과 그리 멀지 않다.

 

저명한 스리랑카 감독 프라사나 비타나게가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정수완 수석 프로그래머는 "냉혹한 스리랑카 현실을 코미디와 결합한 일종의 네오리얼리즘적 코미디"라며 "스리랑카 특별전과 함께 그동안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스리랑카 문화와 현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