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대중가요 작사·작곡가들이 '분배악법 개선 비상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정풍송, 임종수)를 만들고 30일 오후 서울 세종로 문화체육관광부 앞에서 시위에 나섰다.
이날 시위에는 '울고 넘는 박달재', '소양강 처녀'의 반야월, '노란 샤쓰의 사나이'의 손석우, '허공', '웨딩드레스'의 정풍송,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옥경이'의 임종수, '남행열차'의 김진룡 등 시대를 풍미한 노래들을 만든 40~90대 작곡가 50여 명이 참여했고, '남행열차'와 '노란 샤쓰의 사나이'가 울려퍼졌다.
정풍송 공동위원장은 "지난해 6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수십 년간 시행해 오던분배 제도를 예고없이 개정, 저작권료가 적게는 30%에서 많게는 70%까지 줄어들어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했다.
신상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전 회장은 "제도를 시행하려면 회원들의 이해를 얻어야하는데 단 한 차례도 공청회나 세미나가 없었다"며 "전수(全數) 조사가 관철돼야 하며, 그간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집행부와 문화부를 고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그간 유흥·단란주점과 노래방에서 사용된 저작권 수수료를 해당 지부가 업주로부터 받은 리스트인 사용곡목 보고서를 수작업으로 써넣어 분배했다.
그러나 일부 협회 직원들의 저작권 수수료 부당 취득이 적발되자 저작권분배제도개선위원회, 임시이사회를 열었고 지난해 9월 문화부가 유흥·단란주점, 노래방 등 사용료 분배규정을 승인함에 따라 인터넷 노래반주기의 온라인 자료를 근거로 저작권 수수료를 분배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기성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인터넷 노래반주기가 젊은 층이 밀집된 지역에 편중됐으며 지방 소도시와 변두리 지역의 보급률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날 집회에서 정 위원장은 자체 조사한 유흥·단란주점 인기곡 리스트를 보여주며 "청소년들이 출입할 수 없는 장소의 인기곡 1위가 젊은 가수들의 곡인 게 말이되느냐"고 지적했고, 김진룡 씨는 "'남행열차'가 전국적으로 많이 불리는데 인터넷 노래 반주기만 집계되니 저작권료가 30% 가량 줄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측은 저작권료 정산시스템은 문화부와의 협의를 거치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지명길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회장은 "일부 회원의 불만에 공감해 지난해 12월 문화부, 한국음악저작권협회, 노래 반주기 제조사, 리서치 전문기관, 비상대책위가 참여한 TFT를 구성했다"며 "인터넷 노래반주기가 아닌, 오프라인 노래반주기 집계를 위한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비상대책위가 요구하는 저작권료를 보상할 방법은 없으며, 과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을 때 분배된 부분에 대한 상환도 동반돼야 할 것"이라며 "오래된 곡의 문화 기여도를 인정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작품 가점 제도'를 5월 말 공청회를 거쳐 7월 말부터 실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