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야구장 사상 첫 매진

4년만에 프로경기…1만1000여 관객 뜨거운 함성

10억원이 넘는 대대적인 시설 개보수로 새롭게 단장한 군산 월명야구장에 1만1000여 관중이 발디딜 틈 없을 정도로 꽉 들어차 4년만에 열린 프로야구 경기를 응원하고 있다. (desk@jjan.kr)

4년만에 군산에서 펼쳐진 프로야구(기아 대 한화)의 열기는 대단했다. 1만1000석의 군산야구장은 발디딜 틈없이 관중들로 꽉 들어차, 사상 첫 매진이라는 기록이 달성됐다.

 

지난 1일 오후 군산 월명야구장. 2005년 이후 4년만에 프로야구가 군산에서 다시 열리면서, 야구장은 관중들의 뜨거운 함성으로 들썩였다. 게임 시작(오후 6시30분) 3∼4시간 전부터 경기장 주변에 교통혼잡이 빚어졌고, 주변 도로에서는 '주차 전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이날 가족과 회사동료, 친구, 연인 단위로 경기장을 찾은 1만여 관중은 프로야구에 대한 갈증을 함성으로 해소하는 듯했다. 기아타이거즈와 한화이글스 선수들의 홈런과 안타, 파울타구에 연신 함성이 터져나왔다. 어느 순간 박수를 쳐야할지 타이밍을 놓치고도 즐거운 팬들, 선수들이 등장할 때마다 파이팅을 외치는 시민, 파도타기 응원에 신난 아이들, 이날을 위해 화기애애한 술자리를 준비한 옆집 아저씨 등 경기장 안은 모처럼 열린 프로야구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여타 대도시의 숙련된 야구팬들과 달리 박자와 함성이 제각각이었지만 그게 오히려 묘한 매력을 풍겼다.

 

경기장에서 한 군산시민은 "군산에서 오랜만에 열린 프로야구를 친구들과 함께 보기위해 가게 문도 일찍 닫았다"면서 "역전의 명수인 군산상고가 전성기를 누릴 때 처럼, 야구 열기가 뜨거운 하루였다"고 말했다.

 

이처럼 군산시민이 프로야구에 뜨거운 관심을 보낼 수 있었던 것은 야구장의 환경이 크게 개선돼, 경기가 다시 열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기아가 마지막으로 군산 게임을 치른 2005년 7월14일까지만해도 군산야구장은 비가 조금만 오면 게임을 치를 수 없는 '맨땅 구장'이었다. 하지만 2007년부터 인조잔디 설치, 스탠드에 등받이 의자 설치, 중계부스와 기자실 정비 등 10억원이 넘는 대대적인 시설 개보수가 진행됐다. 이날 경기에 앞서 군산시 시설관리사업소 직원들은 깨끗한 환경에서 편하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도록 모든 의자의 먼지를 닦아내기도 했다.

 

4년만에 군산에서 열린 기아와 한화의 3연전(1∼3일) 첫 경기는 연장까지 이어졌으나 4대4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한편 군산시는 기아측에 제2홈구장 게임을 열어줄 것을 수차례 요청해 올해 총 6경기를 군산에서 개최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군산에서 열릴 나머지 3경기는 오는 8월7일부터 9일까지 SK와의 3연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