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가 김무성 카드에 원칙적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진 바로 다음 날, 그것도 해외방문 길에서 일말의 여지도 남기지 않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더욱 난감해 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구상중인 당장의 여권 단합 및 쇄신 구도가 틀어지는 것은 물론 향후의 국정운영 과정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일단 말을 아꼈다.
대변인실은 공식 반응을 자제했고, 청와대 참모들도 가급적 언급을 자제했다.
현 시점에서의 공식적인 유감표명이나 반격이 사태만 더 꼬이게 할 수 있다는판단에서다.
핵심 참모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난감하게 됐다.
좀 지켜보자"며신중한 모습을 보였고, 다른 참모는 "당에서 풀어나가야 할 문제로, 지금 상황에서청와대는 별달리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부에선 "너무하는 것 아니냐",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는 등의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대표가 당청회동을 통해 어느정도 모양새도 갖췄기 때문에 이번에는 좀 다를 줄 알았다"면서 "박 전 대표가 김무성 카드를 단칼에거부했는데 실망"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박 전 대표의 행동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당을 흔드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박 전 대표도 이제 당의 중진으로서 책임있는 모습을 좀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이런 불만 기류는 이 대통령의 국정구상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는우려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여당내 야당으로 불리는 친박(親朴.친박근혜) 진영을 본격적으로끌어안음으로써 `4.29 재보선' 참패의 충격도 극복하고 경제살리기 매진 등 국정에대한 장악력도 한층 높이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사이의 `뿌리깊은 불신'이 다시 한번 확인되면서 두 지도자간 실질적 화합 내지 국정 협력이 돌파구를 못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상황이 아주 어렵게 꼬여가고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이 대통령이 정국구상을 새롭게 짜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여권 일각에선 이전의 `박근혜 총리설', `친박인사 입각설' 때처럼이번에도 박 전 대표측과의 사전조율 미흡이 일을 그르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사전에 박 전 대표측의 의중을 확인한 뒤공론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순서가 뒤바뀌었다는 지적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