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앓던 어머니를 3년간 병수발하다 지난해 먼 곳으로 떠나보냈습니다. 생이 얼마 남지 않은 어르신들 웃음을 되찾게 하고 싶었어요."
'웃음 행복 봉사회' 회장인 김영근씨(61)가 어르신들에게 선물하는 것은 크로키를 통한 웃음꽃이다. 그의 그림은 풍진 세월로 나앉은 어르신들에게 곱고 아리따웠던 젊은 시절을 되돌려주는 선물. 주름진 팔과 다리 대신 건강했던 모습을 상상해 그려 옹골찬 축복으로 되돌려놓기 때문이다.
권오춘 전주대 교수의 8기 웃음치료과정 수료생들을 주축으로 봉사회를 조직, 완주 일대 병원을 한 달에 한 번 1년 째 방문해오고 있다. 노래면 노래, 춤이면 춤, 그림이면 그림. 10명의 회원들이 풀어놓는 재능 중에서도 그림 선물은'깨소금'같은 웃음을 풀어놓는 보따리다.
"5초만 한 번 웃어보세요.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하물며 병원에 계시는 어르신들은 어쩌겠어요. 그림 보고 활짝 웃을 때가 가장 기분 좋죠. 다 제 어머니 같습니다."
제도권 교육을 받지 않고 전업화가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지난 40여년. 사실적인 소나무가 아닌 사람의 형상으로 의인화시킨 '소나무 화가'로 알려졌으나,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고향인 완주로 내려와 병수발을 한 지난 3년간도 붓을 놓지 않았다.
그는 앞으로도 '웃음 행복 봉사회'와 함께 웃음으로 보듬는 그림을 그려나갈 것이다. 경제적 조건으로 전업화가의 꿈을 접는 젊은이들의 고충에도 귀 기울이는 사람으로 거듭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