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달간 악재가 겹친 전주지검은 겉으로는 애써 태연함을 가장했지만 직원들의 표정에선 놀라움을 숨길 수 없었다.
2월16일에는 H 검사실에서 불이 나며 현직 경찰관의 검사실 테러 의혹에 휩싸였다.
지난달 24일에는 이 사건 재판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법원의 범행 현장 검증 대상이 되는 처지에 놓이기도 했다.
이런 마당에 수장인 민유태 지검장이 소환 조사를 받는다는 소식을 접한 검사들은 당혹스러워하며 "이번 일로 조직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다짐하듯 입을모았다.
지검 대변인 격인 정윤기 차장검사는 "검사장님이 어제 저녁에 서울에 가신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울한 일이긴 하지만 검찰 업무는 아무런 문제없이 돌아가고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일선 검사는 "지검장이 조사를 받으려고 자리를 비운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고 당혹감을 전했다.
그는 "별 탈 없이 조사를 받고 다음주 월요일에는 평소대로 출근하지 않겠느냐"고 기대했지만 목소리에선 자신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덕진구 덕진동 지검 청사 주변에서는 이날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기도 했다.
일부 직원들은 "아침에 출근해서야 지검장님이 조사를 받으러 가신 것을 알았다"며 "평소에 직원들 주차를 도와줄 정도로 직원들을 잘 챙겨주시던 분이었는데 사건에 연루돼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