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태 지검장 법무연수원 전보 전주지검 표정

"직원 먼저 챙기던 정 많은 사람"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민유태 전주지검장(53·사시 24회)이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은 지 닷새만인 19일 법무부의 징계성 인사에 따라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 조치되자 전주지검은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였다.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당당한 모습을 보여온 민 지검장은 지난 15일 대검 조사를 마친 뒤에도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귀가했고 18일 열린 간부회의에서도 "잘 다녀왔다"며 평소와 다름없이 업무에 임했다.

 

지난 1월19일 부임한 민 지검장은 밖으로는 '순리에 따른 검찰권 행사'를 천명하고 안으로는 소통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노력해와 직원들로 부터 신망을 받아왔는데 이날 법무부의 인사조치 내용이 발표되자 직원들은 안타까움과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전주지검의 한 직원은 "민 지검장은 직원들을 먼저 생각하는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며 "조직을 변화시키려는 노력의 결실을 맺지 못한 채 떠나게 돼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 지검장의 인사조치에 대해 검찰 밖에서는 "당연한 조치"라는 반응이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도덕성을 바탕으로 엄정한 법 집행을 지휘해야할 지검장이 금품수수 의혹에 연루된 것은 문제"라며 "검찰의 신뢰 회복 차원에서라도 이번 인사조치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 지검장은 박 전 회장과 관련된 금품 수수 의혹이 터져나오면서 대검 조사를 받고 부임 4개월 여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돼 전주지검 개청이래 금품수수 혐의로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 첫 지검장이자 1990년대 이후 전주지검 역사상 두 번째로 단명한 지검장이란 불명예를 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