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중앙정치무대에서 높아진 그들의 위상은 '양날의 칼'앞에 직면해 있다.
지난 5개월여동안 전주지역 2개 선거구에서 진행된 재선거를 거치면서 도내 민주당은 치열한 정치투쟁 상황에 들어섰다. 가히 살풍경이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 원수가 돼 서로를 외면하는 것을 넘어서 고소고발까지 하고 나섰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정동영 의원이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정치적 수사를 동원, 어제의 적과 동지가 조만간 오늘의 동지가 될 수 있다며 애둘렀지만, 그들의 마음 한 중앙을 꿰뚫고 지나간 배신과 돌팔매 흔적이 어느날 갑자기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정동영 의원은 민주당 지도부의 비민주성, 비투명성 등을 지적하며 기회있을 때마다 비판을 가하고 있고, 민주당 지도부는 '뉴민주당 플랜'에 열중이다. 정동영의원의 비판에 민주당 지도부는 들은 척 하지 않고 준비한 쇄신 카드를 집행하고 있다는 제스쳐다. 정동영이 지도부를 향해 뭔가를 외치고 있지만, 우리는 당신 외침이 있기 전부터 수권정당을 위한 당 쇄신 카드를 준비해 왔고, 지금 진행하고 있다는 몸짓으로 보인다.
정동영 의원 복당 시기와 관련, 이강래 원내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전 복당을 주장하자, 강봉균 민주당 도당위원장은 내년 지방선거전 복당에는 이의가 없지만, 공천문제가 마무리된 5월 이후에나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맞섰다.
강봉균 도당위원장의 이같은 언급에는 지난 재선거에서 무소속 정동영 의원을 도운 세력들은 배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있고, 정동영 의원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재선거 조력자들을 민주당 후보로 공천, 보상하는 꼴은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드러나 보인다.
4.29재선거에서 무소속 정동영 신건에게 패한 민주당은 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당시 정동영 신건을 도운 해당행위자들을 선별하는 작업에 열중이다.
하지만 민주당이든, 정동영이든 다 부질없는 소모전 아닌가 싶다. 아쉽게도 '정치는 생물'인 것이 그동안 정치권의 이합집산 행태에서 증명됐고, 내년 지방선거 아니면 대선이나 총선을 앞두고 그들 대부분은 스스로 필요에 의해 뭉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도내 민주당 인사들의 교만이다. 민주당 색깔을 갖고 있으면 선거전에서 당선이 거의 확실했던 추억에 사로잡혀 밥그릇싸움, 세력싸움에 취해 있는 그들의 교만과 오만이 결국 제 발목 잡을 줄 모를까.
전라북도의 요즘 최대 화두는 혁신도시에 토·주공통합공사 본사를 유치하느냐, 못하느냐다. 지금 전북은 토주공통합공사 본사 유치를 놓고 경남과 치열하게 다투고 있고, 전북 정치권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하지만 전북 국회의원 가운데 국회 국토해양위 소속 의원은 한 명도 없다. 토주공통합본사 유치전에서 전북출신 국토해양위원은 선봉장이다. 그러나 전북 정치권은 지난 5개월여 동안 선봉장 자리를 비웠다. 그리고 정치투쟁에 몰두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국토해양위원회는 토주공통합본사 문제에 대한 국회 차원의 조율을 위한 소위원회 구성을 외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