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축구 국가대표 출신 최재모씨 사망 후 안구 기증

먼 길 떠나면서도 후배 육성 꿈 남겨

축구 국가대표 출신으로 도내에서 축구 꿈나무들을 육성해 온 최재모씨가 24일 세상을 떠나면서 안구를 기증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향년 63세.

 

고인은 2007년 8월 위암 4기 판정을 받고 그해 12월에 수술했으나, 이미 다른 장기까지 암세포가 전이돼 그동안 일산 암센터 등에서 항암치료를 받아왔다.

 

24일 오전 9시께 전북대병원에서 유명을 달리한 뒤 생전에 원하던 대로 안구를 온누리안은행에 기증하였고, 기증된 각막은 오는 25일 환우 2명에게 이식될 예정이다. 고인의 가족들도 사후 안구 및 장기 기증을 약속했다.

 

고인은 병문안을 온 지인들에게 24일 끝난 2009 전국국민생활체육대축전 초등부 축구대회에 전북도 대표로 참가한 '최재모 축구교실' 아이들의 안부를 묻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도 축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김용희 코치는 "선생님은 이번 대축전 때문에 지금까지 버텼는지도 모른다"면서 "병문안 갈 때마다 다같이 (경기에) 구경가자고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최재모 축구교실' 아이들은 경기 후 24일 오후 장례식장에 들러 스승께 예를 올렸다.

 

김제 만경 출신인 고인은 영명고(군산제일고 전신)와 한양공고를 거쳐 안양 금성방직 실업팀 시절 국가대표로 발탁돼 1968년부터 1975년까지 8년간 활약했다.

 

전성기는 일명 '실미도 축구부대'에서 활동했던 1960년대 후반. 1966년 북한이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8강에 오르자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에게 '북한을 이길 팀을 만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고, 이에 따라 실미도 축구부대는 1967년 창설돼 1970년까지 활동했다. 고인을 비롯해 이회택·김호·조정수·이영근 등이 팀원이었고, 이들은 서울 이문동 중정 내에서 합숙하며 특수부대 같은 훈련을 받았다.

 

국가대표를 마친 뒤에는 자신의 스승인 채금석 선생(1904-1995)을 기리기 위해 지난 1992년 송두영(전 전북축구협회 부회장)씨와 함께 '금석배 전국축구대회'를 창설했다. 이 대회는 박지성·박주영 등 한국 축구의 주역들을 길러내는 산실로 성장했다.

 

군산제일중 축구부, 군산제일고 축구부, 전주대학교 축구단 창단 감독을 거친 고인은 1994년 '최재모 축구교실'을 열어 본격적으로 축구 꿈나무 육성에 뛰어들었고, 도내 14개 시·군에도 유소년 축구교실을 개설, 전라북도유소년축구교실 대표직을 맡은 바 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민자씨(54)와 딸 승리씨(미국 유학중), 아들 성도씨(대학생)가 있다.

 

발인 26일 오전 7시 30분, 전주모악장례식장. 연락처 286-4444, 011-9436-8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