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5일 오전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전격 실시한 핵실험의 위력이 1차 때보다 큰 것으로 관측돼 핵무기 성능개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보당국과 기상청은 이날 오전 9시54분께 함경북도 길주군 지역에서 리히터 규모 4.4의 인공지진파를 감지했다. 이는 2006년 10월 1차 핵실험 때 리히터 규모 3.9의 인공지진파에 비해 0.5가 강한 것이다.
이 때문에 정보당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첩보위성과 통신첩보 수단을 총가동해 길주군 핵실험장의 지형이 일부 변화된 것을 관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희 국방장관은 이날 오후 국방위에 출석, 답변을 통해 "인공지진파 규모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는 4.4로 판단하고 미국은 4.7로, 일본은 5.3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4.4 이상은 분명하다"면서 "과거보다 위력 면에서 규모가 크고 먼저(1차 때)보다 발전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방부의 한 전문가도 "핵실험 위력이 크면 진동이 크게 나타난다"면서 "지진파가 크다는 것은 결국 폭발력이 크다는 것을 말해준다"고 이 장관과 인식을 같이했다.
1차 핵실험은 TNT 1kt의 폭발 규모였으나 이번에는 이 보다 폭발위력이 훨씬 크다는 게 이 전문가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사 보도를 통해 "또 한 차례의 지하 핵시험을 성과적으로 진행했다"며 "이번 핵시험은 폭발력과 조종기술에 있어서 새로운 높은 단계에서 안전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정보당국은 지진파의 규모가 1차 때보다 크다는 점을 고려해 북한의 핵무기 위력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당국은 2006년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했을 당시 1945년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각 투하된 15kt과 22kt 정도보다 작은 규모인 TNT 1kt의 폭발 규모였기 때문에 실패한 실험으로 규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폭발 규모로 보아 1차 때의 실패를 만회하기 위한 실험일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하고 정밀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당국의 한 관계자는 "1차 때보다 플루토늄량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핵무기 성능이 개량됐는지를 정밀 분석 중"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만약 1차 때와 동일한 양의 플루토늄을 사용했는데 지진파가 커졌다면 개량한 것으로 볼 수 있겠지만 현장을 직접 확인하거나 기술적인 지표를 받아보지 않는 한 개량 여부나 성공 여부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정보당국의 다른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북한 핵실험의 성공 여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면서 "북한은 두 차례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체계를 완성하는 것이 생존전략이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장거리 로켓에 장착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상희 국방장관도 국방위 답변에서 "북한은 핵을 개발하고 그것을 운반할 수 있는 장거리 운반 수단을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혀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 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데 방점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