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자나 깨나 우리경제가 매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 작년 후반기부터 미국발 국제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불어 닥침으로써 갑자기 우리경제의 위기의식이 고조된 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어려움은 최근의 세계경기침체에 따른 비교적 단기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아직도 정립되지 않고 있는 노사문제와 남북 간의 경색국면으로 인한 외국인 투자의 장애, 지나치게 높은 해외 에너지 의존도 등도 우리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근본적·구조적인 문제점들이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우려되는 문제는 근년에 와서 우리의 생산성이 제자리에 가까운 걸음을 하고 있다는 점과 빠른 속도로 우리를 추격해 오고 있는 중국을 비롯한 다수의 개발도상국들을 확실하게 제치고 선진국 수준으로 재도약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이 아직도 약하다는 점이라고 볼 수 있다.
생산성을 빠른 속도로 향상시키고 뒤따라오는 개발도상국을 제치면서 선진국경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기업과 정부, 그리고 대학이 혼연일체가 되어 새로운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가 적극적이고 대폭적으로 이루어짐과 동시에 모든 산업분야에서의 전문 인력 양성이 급선무라는 점을 우리 모두가 재인식하고 이를 전략적으로 실천해 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안고 있는 두 가지 문제 즉, 생산성 향상과 신성장 동력의 확보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과 전략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는 그 중에서도 효과적이고 굳건한 산관학 협력 모델을 하루 빨리 정착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오늘날과 같은 무한경쟁의 지식기반 사회에서 경쟁력의 핵심원천이 첨단기술과 인적자원이라는 점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우리는 모든 산업분야에서 산관학 협력 체제를 지금보다 몇 배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가 앞으로 더 나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참으로 한심한 것은, 아직도 관료 집단이나 의회, 그리고 심지어는 대학사회에서마저 산관학 협력사업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거나 오히려 그것을 폄하하는 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가끔 관료집단이나 의회, 그리고 대학교수들 중에 산관학사업은 일거리만 생기고 복잡한 것, 예산투입은 많고 성과가 적은 것, 우선 당장 급하지 않은 것으로 여기는 자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얼마나 무능하고 조직에 몸을 담고 있어서는 안 될 사람들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물론 산관학 협력사업이 실패작으로 평가되는 경우도 많지만 그것은 당초 허술하거나 무리한 사업을 선정했거나 사업시행 중 관리가 잘못되었기 때문이며, 당장의 성과만 가지고 평가할 것도 아니다. 산관학 사업은 정부와 기업, 특히 중소기업, 대학 간에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본래 학습비용이 비교적 많이 들고 회임기간이 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그것이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하여 초석을 세울 수 있는 사업이라면 특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성공적으로 수행되도록 이끌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또 대학은 국가적 기술개발의 심장부로서 또는 지역발전의 엔진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하여 충분한 연구개발시설의 확보, 업계의 도구에 맞는 전문인력양성을 위하여 현장경험이 있는 유능한 교수확보, 교과과정의 과감한 개편(현장교육중심의 교육), 성공적인 산관학 협력 프로그램 운영을 서둘러야 한다. 물론 기업들도 이제는 자금난 때문에 기술개발이 어렵고 우수인력 확보가 어렵다고 푸념만 하거나 정부지원에만 매달려서는 안될 것이다. 성실하고 투철한 기업가정신을 발휘하면서 산관학 협력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기업만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윤충원(전북대 무역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