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전주 한옥마을에 둥지 튼 갤러리 '아카'

박지혜 관장 "관람객에게 조용히 다가갔으면 좋겠다"

박지혜 관장. (desk@jjan.kr)

전주 한옥마을에 둥지를 튼 아카 갤러리(America-Korea-Art·관장 박지혜). 소리소문 없이 전주한방문화센터 옆에 자리를 잡았다.

 

"아직 1층 공사가 마무리되지도 않았는데, 인터뷰를 해도 되는 걸까요.”

 

박지혜 관장(37)은 몇 번이나 망설였다 이내 허락했다.

 

"한옥마을은 시간을 잠시 멈춘 골목 같거든요. 아카도 관람객들에게 조용하게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커서요. 오픈식도 따로 마련하지 않고, 기획전으로 이어가고 싶습니다.”

 

미국 뉴욕과 서울 소격동에 아카 갤러리가 문을 연데 이어 지방 개관은 전주 아카 갤러리가 처음이다. 미술전문지 「미술시대」의 주간인 류석우씨와 박 관장 등이 모여 2004년 서울 아카 갤러리를 조직, 전주에 연고가 있는 그가 이곳에 또다른 아카 갤러리를 고집했다.

 

"실은 이미 익산에서도, 전주에서도 몇 번 시도를 했다가 접었어요. 작가는 아니지만, 그림에 심취하게 되면서 한 점씩 한 점씩 사모으는 재미가 커졌거든요. 여기까지 오게 될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그는 서울 아카 갤러리가 매달 4번의 기획전, 아트페어인'서울화인아트쇼(SFAS)'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만큼 전주에서도 대관 없이 기획전만으로 꾸려가겠다고 했다.'블루칩'에 해당하는 젊은 작가 발굴에 중점을 두고, 서울 아카 갤러리와 연계해 중앙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도 이곳에 전시해 시민들에게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그의 목표. 전주 아카 갤러리가 지역 작가와 중앙 작가와의 교류의 장으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지인들이 '대관도 안 하고 기획전만으로 버틸 수 있겠느냐'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일 텐데 괜찮겠느냐' 이런 걱정 많이 해주셨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해야죠. 큐레이터나 작가들이 모여서 서로 공통분모를 찾아 소통하고 교류하는 작지만 내실있는 공간, 그게 바로 아카가 지향하는 곳이죠. 시민들로부터 아카가 알려질 때까지 차분히 기다리겠습니다. ”

 

아카 갤러리는 1층 공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또다른 기획전을 준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