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동서(東西)교통 - 장세균

우리나라 교통망 체계는 남북 중심형이다. 남한의 간선(幹線) 철도인 경부선과 호남선이 바로 그것이다. 서울과 인천을 잇는 경인선이나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은 지선(支線)에 불과하다.

 

호남과 영남의 갈등은 어쩌면 지역간의 불소통(不疎通)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이웃이 사촌이다는 우리 속담은 바로 소통이 서로의 심리적 장벽을 허무는 절대적 요소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웃이 얼굴을 마주하며 대화를 자주 나누다보면 서로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다.

 

과거, 호남 고속도로가 없었을때 호남사람이 대구나 부산을 갈려면 열차를 타고 대전을 향해 위로 올라갔다가 경부선 열차로 바꿔 타고 다시 부산을 향해 내려 가야하는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이제는 88 고속도로가 있어 이런 엉터리 같은 불편은 겪지 않지만 지금도 영남을 갈려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되는 불편이 있다.

 

동서간의 교통두절은 두지역의 소통을 어렵게 했고 서로 혼인하기조차도 어렵게 했다. 동서를 가로막고 있는 소백산맥이라는 지형학적 장애물이 동서 철도 부설, 자동차 도로 개설을 어렵게 했다고는 한다. 사실 높은 산맥은 인적 물적 교류를 차단시키기 때문에 산맥을 사이에 두고 다른 문화, 문명이 형성되어 왔었다. 히말리아 산맥이 동서교류를 차단시켜 동양문화와 서양문화의 차이를 가져왔고 천산산맥이 중국과 카자크스탄의 분리를 가져왔다.

 

그러나 15세기 몽고고원에서 우뚝솟은 징기스칸은 전무후무(前無後無)의 유라시아 대제국을 형성함으로써 동서간의 문명과 문화의 교류를 트게 했다. 고대 로마가 도로건설에 역점을 두었다면 징기스칸은 도로건설과 함께 역참제도를 발달시켰다. 50Km마다 역참을 두어 서쪽의 사건을 몽고의 카라코롬에서 아는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5일이었다고 한다.

 

한국의 토목기술은 세계 최일류이다. 그래서 소백산맥은 동서철도 건설의 장애물이 될수는 없는 것이다. 정부의 추진의지 문제일뿐이다. 이제야 동서횡단 철도를 위해 영남과 호남의 정치권이 손을 맞잡았다고 하는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염은 있으나 그래도 반가운 소식이다.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