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좀 불편해 집시다 - 한상준

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왜 이렇게 덥지?

 

 

 

 

5월 중순부터 한 낮의 기온이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운 날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지난 겨울부터는 비가 오지 않아 물걱정을 하게 하더니…. 자연의 심술 부림이 정말 얄밉기도 하다.

 

그래도 지금은 사무실 창문을 열어두면 옆 공원의 푸른 나무들이 만들어 주는 녹색바람이 더위를 식혀주어 한편 고맙기도 하다. 하지만 문득 자연의 손놀림에 인간은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자 한 인간으로서 무력감마저 든다.

 

때 이른 무더위, 오지 않는 비, 겨울답지 않은 겨울, 짧아지는 봄 등등 이러한 현상들을 단순히 자연이 부리는 심술로만 여기고 지나쳐야 할까? 오히려 곧 지구가 열병을 앓기 직전에 있으니 이를 알아달라고 우리에게 암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겠는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아내리고 있다"

 

이쯤은 우리 국민이면 귀에 딱지가 내려앉을 정도로 많이 들어 더 이상 새로운 화제꺼리도 아니다.

 

지금은 우리가 지구를 얼마나 힘들게 하였는가에 대한 자기반성과 더불어 지구가 다시 건강해 질 수 있는 냉혹한 처방을 내려할 때인 것 같다.

 

미국의 한 연구소 연구결과에 의하면, 지금까지 인류가 소비한 화석연료의 50%는 2차대전 이후에 소비되었고, 1950년대의 일년 치 석유가 오늘날에는 6주 밖에 사용할 수 없는 분량이라고 한다. 이는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 온 경제성장에 따른 도시화, 산업화, 대량생산의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문제-지구가 열병을 앓기 시작한 것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면 우리국민은 이젠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정부는 지난해 이명박 대통령의 8·15 경축사 이후 환경보전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위해 '저탄소 녹색성장'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하였다.

 

이에 따라 전국에서는 출·퇴근 때 자전거 타기 또는 대중교통 이용하기, 불필요한 전등 끄기 등 생활의 작은 실천부터 조류발전소, 태양광발전소, 바이오디젤 사업, 바이오 매스 등 저탄소 녹색성장을 이끌어 갈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환경부에서는 녹색성장을 통한 저탄소 사회구현을 위하여 'CO2를 줄이는 생활의 지혜(8대 수칙)', '친환경 운전 10계명'을 제정하여 일상생활에서 온실가스 줄이기 범국민 실천운동-그린스타트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6월 중에는 우리 국민 모든 계층에서 실천하여야 할 '녹색생활 수칙'을 만들어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는 큰 의미의 녹색정책을 만들고 국민들은 생활 속에서 적극적인 실천운동을 전개할 때 녹색성장, 녹색지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오늘 6월 5일은 '제14회 환경의 날'이다.

 

'환경가치제고를 통한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주제와 "우리 모두가 녹색성장의 주인입니다."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전국에서 각종 행사가 치러진다.

 

이번 환경의 날을 계기로 두 가지 제안을 하고 싶다.

 

하나, '불편 해 집시다.'

 

지금껏 자동화·기계화가 주는 편안함과 안락함에서 벗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활방식을 하나 쯤 선택해 보자는 거다.

 

출·퇴근 때 자전거를 타거나 걷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보자!

 

불필요한 전원을 끄고, 에어컨보다는 선풍기나 부채를 사용해 보자! 엘리베이터보다는 계단을 이용해 보자!

 

둘, '저탄소 실천운동을 제2의 새마을 운동으로 전개하자'

 

석유시대 우리경제를 반석위에 올려 놓았던 새마을 운동정신을 21세기 저탄소 녹색성장의 추진체로 삼아 생활 속에서 녹색바람을 일으켜 보자!

 

그러면 지구는 더 이상 열 받진 않을 것이다!

 

/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