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하면서 최상의 본선 조별리그 시나리오에 대한 국내 축구팬들의 관심이 매우 뜨겁다.
아시아 최종예선이 모두 끝나고 유럽 예선에서도 본선 진출팀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벌써 인터넷에는 본선행이 유력한 팀을 대상으로 누리꾼들이 예상하는 '최상의 조' '지옥의 조'가 종종 등장하기도 한다.
아직 대륙별 본선 진출팀이 모두 확정되지 않았지만 과연 허정무호가 기대할 수 있는 최상의 조는 어떤 3개 팀과 맞붙는 것일까.
박문성 SBS 축구 해설위원은 일단 "2010년 월드컵 개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 조에 속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자국 월드컵 개최로 자동 출전권을 얻은 남아공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2위로 한국(46위)보다 한참 뒤진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1승 제물로 충분히 노려볼 만한 상대인 셈이다.
최대 관건은 한국이 유럽 예선을 통과할 어느 팀과 맞붙느냐 하는 점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본선에서 유럽팀과 18차례 맞붙어 안방에서 열린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4승2패를 거둔 것을 제외하면 원정 경기에서는 단 한 차례의 승리도 없이 4무8패의 참담한 성적을 냈다.
한국의 역대 월드컵 본선 진출 사례를 보면 조별리그에서 유럽 2개 팀과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이 큰 만큼 사실상 유럽의 벽을 넘어서는 게 가장 큰 과제이다.
본선 진출권이 13장이 걸린 유럽에서는 총 9조 가운데 각 조 1위가 직행권을 차지하고, 각 조 2위 가운데 성적이 좋은 8팀이 오는 11월 14일과 18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겨뤄 나머지 4장의 주인공을 결정한다.
유럽예선 통과가 유력시되는 조 1위 팀을 살펴보면 그나마 해볼 만한 상대로 세르비아(20위)와 덴마크(24위)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덴마크와 세르비아는 각각 1조, 7조에서 각각 선두를 달리며 본선 직행이 유리한 상황이다. 또 2조 1위 그리스(17위), 3조 1위 슬로바키아(42위)도 한국이 철저히 대비만 한다면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1조 2위 헝가리(43위)를 비롯해 5조 2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33위), 8조 2위 아일랜드(34위)가 플레이오프를 통과, 본선에서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할 수 있는 것도 가상할 수 있다.
남미 또는 북중미 한 팀이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다고 가정할 때는 칠레(37위)가 다소 다행일 수 있다.
4.5장의 티켓이 걸린 남미예선에서 칠레는 현재 8승2무4패로 브라질(7승6무1패)에 이어 조 2위를 달리고 있어 본선행이 유력시된다.
북중미(본선티켓 3.5장)의 경우에는 미국과 멕시코를 제외하면 어느 팀과 맞붙더라도 최소 무승부 이상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최상의 조 편성이 존재한다면 최악의 조 편성도 예상할 수 있다.
박문성 위원은 "한국이 유럽 팀 중에서 스페인과 네덜란드, 잉글랜드 가운데 한 팀과 같은 조에 속하고 남미에서는 브라질 또는 아르헨티나, 아프리카에서 카메룬이나 나이지리아와 맞붙게 되면 고전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박 위원은 "전력이 비슷한 팀끼리 한 조에 속하면 모두 비슷해 물고 물릴 경우 잘하고도 떨어질 수 있다"면서 "아예 강팀 한 팀을 포함해 나머지 두 팀이 같은 조에 속하는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