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대] 시베리아 철도 - 장세균

우크라이나, 우즈베키스탄, 카자크스탄은 구소련 연방이었으나 지금은 독립된 국가들이다.이 지역에 국적이 없는 무국적자인 한인(韓人)들이 무려 5만명이나 살고 있다고 한다. 소련의 갑작스런 해체로 일어난 부작용인 것이다.

 

이것도 깊게 보면 시베리아 횡단 철도 부설이 안겨준 비극이기도 하다. "시베리아"는 러시아 말로는 "시비리"이고 "시비리"라는 조그만 소국(小國)이 있었다고 한다. 시베리아는 우랄산맥 동쪽에서 극동까지를 말하는데 러시아에서 크게 죄를 지은 중죄인들을 이곳에 유배하여 사회로부터 격리 시킨 후 이곳을 개간토록 했다.

 

톨스토이, 소설 "부활"에서 여주인공 카츄사가 유배된 곳도 바로 이곳이었다. 버려진 땅 시베리아가 각광을 받기 시작하면서 그 당시 러시아 재무장관, 위테가 프랑스에서 차관을 들여와 1883년부터 시베리아 횡단철도 건설을 시작하여 1904년에 완공했다. 시베리아 철도 건설 소식은 그 당시 일본 정부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으며 일본 침략을 위한 철도부설이라고 오해까지 하였다.

 

이렇게 완공된 시베리아 철도는 총길이가 9.466Km로써 우리나라 경부선의 20배가 넘으며 지구 둘레의 4분의1에 가깝다. 이런 철도가 연해주에 살고 있는 우리 한인들에게 엄청난 시련을 안겨줄 줄이야. 러시아의 스탈린은 1937년 갑자기 연해주(블라디보스톡 인근지역)에 살고 있는 한인들, 총 36422가구, 171781명을 갑자기 시베리아 야간 화물열차에 강제로 태워 40일간 화물칸 속에서 잠자고 밥해먹고 심지어 용변까지도 해결해야 하는 지독한 고생을 안겨주었다.

 

이렇게 짐승처럼 실려가는 과정에서 노인과 어린애들 60%가 기아와 질병으로 죽었다고 한다. 그들은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중앙아시아 외딴곳에 내동댕이 쳐졌으나 그곳에서 또 새 생활을 만들어갔다. 그곳이 오늘의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이다.

 

스탈린이 우리 한인들을 강제 이주시킨 이유는 일본이 연해주에 한국 스파이나 중국 스파이를 많이 침투시키고 있다는 점이고, 그리고 극동지역에서 왕성하게 항일 독립운동을 전개하는 한인세력을 저지하고 일본과의 마찰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한반도와도 연결될지도 모를 시베리아 철도는 이처럼 사연이 가득하다.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