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 날았다.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51)이 이끄는 프로 축구 전북 현대가 1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9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돌아온 라이언 킹' 이동국(31·2골)과 이현승(22·1골)의 활약을 앞세워 FC 서울(감독 세뇰 귀네스)을 3-1로 대파하고, FA컵 통산 4회 우승을 향한 순항을 이어갔다.
전북은 이날, 지난달 27일 K-리그 강원 FC와의 경기에서 부상 당해 출전이 불투명했던 골키퍼 권순태(26)와 주포 에닝요(29)가 모두 출전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이날 '승리의 8할'은 부상 투혼을 발휘한 이 두 명이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권순태는 경기 내내 전북 골문을 완벽히 틀어막았고, 에닝요는 결정적인 어시스트 2개를 기록하며 부지런히 그라운드를 누볐다.
첫 골은 전북 이현승(22)의 머리에서 터졌다. 전반 20분 에닝요가 적진 왼편에서 '툭' 차 건넨 공을 이현승이 헤딩슛으로 서울의 골망을 가른 것. 서울은 '프리킥의 달인' 기성용(20)이 몇 차례 위협적인 상황을 만들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그쳤다.
전반을 1-0으로 마무리한 전북은 후반 시작 10분도 안 돼 추가 골을 기록했다. '최 목사' 최태욱(29)이 서울의 '수비 숲'을 뚫고 한참을 드리블하다 후반 교체 투입된 이동국에게 배달했고, 맹수는 기어코 골을 만들어냈다.
'배고픈 사자'에게 한 골은 성에 안 찼다. 이동국은 후반 30분께 에닝요의 도움을 받아 두 번째 골을 넣은 다음에야, 허기를 달랠 수 있었다.
서울은 후반 40여 분 정조국(26)이 패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겨우 '0점 패'를 면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최근의 부진(1승1무2패)을 말끔히 털어내고,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북은 오는 4일 리그 선두 광주 상무와 K-리그 14라운드 원정 경기를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