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바람 부는 부채로 영·호남 전업미술가 회원들이 만났다.
한국전업미술가협회 전북지회(회장 이성재)가 9일까지 전북예술회관 3, 4, 5 전시실에서 '2009 영·호남 교류전'과 함께 '제7회 전북지회전'을 열고 있다.
대구, 광주, 전주 회원들이 전주 특산품으로 유명한 합죽선에 감수성을 덧대 무더위를 날리는 솔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 소담한 노란 국화, 거친 박토에서도 굳건한 기상을 보이는 소나무 등을 통해 묵향 그윽한 그림을 선보이는가 하면, 신명·해학·웃음이 펼쳐지는 안동 하회 탈춤까지 부채로 만나는 작가들의 다양한 상상력이 한데 모였다.
참여 회원만 해도 총 65명. 구상에 충실하면서도 선이 섬세하게 표현된 대구지역 작품과 채도가 높고 화려한 색감이 압도하는 광주지역 작품, 구상과 비구상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서정적인 감수성이 살아있는 전주지역 작품 150여점이 선보였다.
서양화와 동양화, 구상과 비구상의 경계에 갇히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한 전북지회전 역시 주목을 모은다.
미술시장 성장으로 화가라는 직업의 위상은 높아졌으나, 전업화가로 살아남는 화가는 여전히 극소수. 경제 위기로 전업작가가 발 디딜 틈이 없어지는 가운데, 창작의욕을 북돋고 새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의지를 다진 전시다. 김영민, 김철수, 김학곤, 박만용, 박남재, 박상규, 오우석, 이숙희, 조재천, 채억씨 등 도내 전업작가 75 명이 참여했다.
이성재 회장은 "경제 상황으로 위축된 작가들의 역량을 결집해 거듭나자는 취지로 기획된 전시"라며 "우리 지역 작가들의 작품 외연이 확대되고, 이들의 작품 판매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