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유휴공간 숲 만들기 위주로 진행돼 온 친환경 녹색학교 조성 사업이 새로운 길을 찾는다.
민간단체와 산림청·교육청 등이 그동안 추진해 온 학교숲 조성사업의 양적인 성과를 바탕으로 저탄소 녹색성장 패러다임에 맞는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자는 취지다.
학교숲 운동을 선도하고 있는 생명의숲과 유한킴벌리는 올부터'모델학교숲'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공모를 통해 정읍 칠보초등학교 등 전국 15개 초·중·고교를 첫 사업대상 학교로 선정했다.
이와함께 교육과학기술부는 신설학교와 시설 격차가 심한 기존 노후학교를 대상으로 다양한 친환경 기법을 적용, 건물 내·외부를 전면 개·보수하는 그린스쿨 사업을 올부터 본격 추진한다.
◆ '모델학교숲' 운동
생명의숲과 유한킴벌리는 올부터 순수 민간차원에서 모델학교숲 운동을 새롭게 추진한다.
환경개선 차원을 넘어 학교 구성원들의 참여와 지역 파트너십 구축·교육적 가치 극대화를 실현,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학교숲 운동의 발전모델을 제시하자는 취지다. 학교숲 운동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셈이다.
산림청과 함께 추진해 온 학교숲 조성 활동이 어느 정도 정착됨에 따라 질적인 측면에 집중하자는 의도다. 또 지난해 산림청과 민간단체의 학교숲운동 파트너 관계가 종료된 것도 계기가 됐다.
생명의숲은 모델학교숲의 유형으로 △탄소중립학교숲(탄소배출량 감축) △에너지 특성화 재활용 학교(자원순환) △학교구성원 참여형 학교숲(지역 주민들도 관리 주체로 참여) △교육적 활용형 학교숲(교육 프로그램 개발·활용) △지역연계형 학교숲(지역사회 거점공간 역할) 을 제시했다.
기존의 획일적이고 경직된 학교숲 사업에서 벗어나 학교 구성원과 주민 등 이해관계자들을 연계, 권역별·지역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유형의 학교숲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학교 구성원·지역주민의 참여와 생태·환경 및 인성교육 활용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따라 생명의숲과 유한킴벌리는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전국 15개 초·중·고교를 첫 모델학교숲 사업 대상으로 선정, 향후 3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학교숲에 대한 구성원들의 열정 및 장기계획과 더불어 교과수업과 접목한 교육활동 활용계획 등이 심사 기준이 됐다.
생명의숲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매년 전국 12~15개 학교를 사업 대상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도내에서는 학교숲의 모범으로 꼽히고 있는 정읍 칠보초등학교가 유일하게 모델학교숲 공모에 선정됐다.
정읍 칠보초등학교는 지난 2005년 이후 전북생명의숲과 도교육청이 추진한 학교숲 조성사업에 선정돼 교내에 야생화단지와 텃밭·생태연못 등을 조성, 녹색학교의 기틀을 다져놓았다. 또 정읍시 지원으로 학교 담장 없애기 사업을 추진, 지역사회 열린 녹색공간으로서의 위상도 한층 탄탄해졌다.
지난 2005년부터 학교숲 조성에 열정을 쏟고 있는 칠보초등학교 김찬호 교사는 "처음에는 황량한 교정을 보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 지 걱정도 많았다"면서 "꾸준한 노력으로 숲과 생태연못이 조성된 교정은 이제 아이들의 놀이터이자 생태·자연학습장, 환경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전북생명의숲 신상섭 학교숲위원장(우석대 교수)은 "모델학교숲은 지역사회와 연계, 차별화 된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숲의 새로운 발전모델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면서 "칠보초등학교는 무엇보다 담당교사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열정과 추진의지가 강해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노후 학교 친환경'그린스쿨'로
학교숲과 함께 친환경 기법이 적용되지 않은 기존 노후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과학기술부가 추진하는 '그린스쿨' 사업도 관심을 모은다.
올부터 본격화 된 그린스쿨 프로젝트는 노후 초·중·고교에 작은 숲과 생태연못을 조성하고 지열·태양광 에너지·빗물이용 시설을 설치하는 동시에 친환경 페인트 도색 및 고효율 조명기구 등을 채택함으로써 자연친화적 교육공간으로 바꾸는 사업이다.
올 사업에는 전국 50여개 초·중·고교가 선정돼 한 곳당 20억~50억원씩 모두 2000억원이 투자된다. 도내에서는 남원 월락초등학교와 김제 중앙초등학교·이리동중 등 3개 학교가 선정됐다. 도교육청은 모두 115억원의 예산을 들여 올 연말까지 이들 학교를 에너지 절감 및 자연친화형 생태학교로 조성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