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헌이 다시 우뚝서니 완산이 날로 새로워진다(東軒再屹 完山日新).'
17일 오후 3시 전주 한옥마을 내에서 열린 동헌 상량식. '상량(上樑)'은 집을 지을 때 기둥을 세우고 보를 얹은 다음 마룻대를 올리는 가장 중요한 절차다. 예로부터 유지(有志)들을 초청해 건물의 완성을 알리고 공 들인 사람들의 노고를 위로해왔다.
송하진 전주시장이 첫 잔을 올리자, 분위기는 차분해졌다. 축문이 낭독되고, 행사 참석자들이 차례로 잔과 절을 올리며 75년 만의 동헌의 무사귀환을 축하했다.
사회를 맡은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이 "상량이요"라고 선창하자 사람들은 입을 모아 "상량이요"라고 맞받았다. 이어 송 시장과 최찬욱 전주시의회 의장, 김종은 대목장이 전주의 자존심과 역사를 온전히 되살리고자 하는 마음을 담아 줄을 잡아당겨 상량대를 올렸다.
상량문에 쓰여진 축원 글귀인'동헌재흘 입주상량'은 김진돈 전주문화원 사무국장이 쓰고, 김승방 연묵회장이 휘호한 작품.
송하진 전주시장은 "전주 동헌이 돌아옴으로써 전주시는 전라감영을 복원하는 사업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자긍심을 되찾고 역사성을 갖춘 복원으로 도지정문화재 지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모두의 숙제"라고 말했다.
전주 동헌은 조선시대 지방관청 집무실로 전라감영의 건축물 가운데 하나로 지금까지 원형이 보존돼 남아 있는 유일한 건축물. 1934년 일제가 신식 군청 건물을 짓겠다며 강제로 철거했던 것을 전주 류씨 문중에서 사들여 완주군 구이면 덕천리로 옮겼다. 그동안 류씨 문중 제각으로 사용돼 왔다가 지난해 전주시에 기부돼 복원작업이 진행중이다.
오는 9월 완공될 예정인 동헌은 김제시에서 옮겨 온 77년 전 전통한옥과 함께 국내·외 회의장소와 숙박체험시설로 활용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