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라디오 진행 '벌써 한달' 윤건

"'꿈꾸는 라디오'를 종합선물세트로 만들겠다"

"저는 '꿈꾸는 라디오'를 기쁨과 웃음, 위로가 있는 종합선물세트로 만들어 갈 생각이에요."

 

브라운아이즈의 가수 윤건(33)이 지난달 15일 에픽하이의 타블로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아 MBC 라디오 FM4U '꿈꾸는 라디오'(매일 오후 10∼12시)의 진행을 맡은 지 '벌써 한달'이 됐다.

 

때로는 수다스러운 옆집 오빠로, 때로는 감미로운 피아노 선율을 선물하는 로맨티시스트로 청취자들 곁에 다가온 윤건을 최근 서울 MBC 방송센터에서 만났다.

 

-- 방송 진행한 지 벌써 한 달이 됐다.

 

▲ 라디오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에요. 그리고 제작진과 작업하면서 단체 생활이라는 것도 배우고 있고요. 그동안 저는 혼자서 혹은 둘이서 음반 작업을 했잖아요. 또 규칙적인 생활도 하게 됐죠. 방송은 저녁 10시부터이지만 준비를 위해 방송 시작 1-2시간 전에 스튜디오에 도착해요.

 

-- 라디오가 지닌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는가.

 

▲ 반응이 바로바로 와요. 청취자들이 문자 등을 이용해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바로 보내거든요. 함께 대화한다는 느낌이 있어서 그런지 라디오는 따뜻한 매체라고 생각해요. 재미있게 진행하고 있어요.

 

-- 첫 방송에서 브라운아이즈의 다른 멤버 나얼과의 어색한 전화 연결이 인상적이었는데.

 

▲ 정작 첫 방송을 진행하는 저보다 나얼이 더 떨더라고요. 방송 1시간 전부터 전화해서 떨린다고 하지를 않나. 하하. 방송 다음날 나얼이 '너무 떨려서 방송 완전히 망쳤어!!!'라고 문자를 보냈어요. 주변 반응도 다양했어요. 하하.

 

-- 프로그램 이름을 타블로가 쓰던 '꿈꾸는 라디오' 그대로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 타블로 후임으로 제가 급하게 DJ를 맡게 됐어요. MBC에서 DJ 요청이 들어온 지 3-4일 만에 진행을 맡게 됐죠. 제작진이 '꿈꾸는 라디오'로 계속 이어 가자고 했고 주변에서도 제 이미지와 '꿈을 꾼다'는 콘셉트가 잘 맞는다고 해서 그대로 가게 됐어요.

 

-- 그동안 주말도 없이 한 달 내내 생방송으로 진행했는데.

 

▲ 빨리 적응해야 하잖아요. 그리고 생생한 제 모습을 들려주고 싶었고요. 제작진도 '윤건을 강하게 키워야 한다'라며 생방송으로 가길 원했어요. 하하. 그런데 그게 라디오를 진행하는 데 대단히 큰 힘이 됐어요. 문제는 체력인데, 그래서 '제작진의 건강을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담당 PD에게 일요일 방송은 녹음으로 가는 게 어떠냐고 건의했어요. PD도 '한번 해보고 좋지 않으면 다시 생방송으로 가자'면서 동의해 지난 12일에는 녹음 방송이 나갔어요.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이번 주도 녹음으로 가고요. 이제 주6일 근무자랍니다. 하하.

 

-- '그들이 사는 세상', '꿈꾸는 초대석', '꿈꾸는 라이브', '더 뮤지션' 등 코너가 다양하다.

 

▲ 방송 진행 2주가 지나고 제작진과 회의 끝에 나온 이야기가 제가 낄낄거리면서 수다 떠는 것을 잘한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남자들끼리 수다 떠는 '그들이 사는 세상'과 청취자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위드 커피' 코너가 생기게 됐죠.

 

-- '한 사람만을 위한 피아노' 코너는 어떻게 생겼나.

 

▲ 두 번째 방송 끝나고 PD에게 건반 하나만 스튜디오에 마련해달라고 부탁했어요. 그리고 나서 고민했어요. 그러다 문자 사연을 소개하면서 배경음악으로 제가 직접 건반을 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다행히도 반응이 좋더라고요. 이젠 평소에도 '한 사람만을 위한 피아노'를 위한 음악을 생각해요. (바지 뒷주머니에서 꼬깃꼬깃 접은 종이를 꺼내 보이며) 이렇게 생각이 날 때마다 종이에 적어 리스트를 만들고서 그날의 날씨와 사연에 맞는 곡을 선정해 연주하죠.

 

-- 밤늦게까지 라디오를 진행하면 음악 작업에 방해되지 않나.

 

▲ 지금은 음반 작업을 하지 않고 있어서 방해가 안 돼요. 오늘 가수 MC몽을 만났는데 내주에 새 앨범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는 MC몽에게 궁금해서 물었더니 자신은 음악도 예능도 모두 재미있어서 한다고 하더라고요. 의무가 아니고 흥미를 느끼니까 열심히 하게 된다는 것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 군 복무 중인 나얼씨가 제대하면 브라운아이즈 앨범을 다시 만들 계획은 있나.

 

▲ 아직 그런 이야기 구체적으로 안 나눠봐서 잘 모르겠네요. 하하. 우선은 나얼이 제대해야죠.

 

-- 앞으로 '꿈꾸는 라디오'를 어떻게 만들어 갈 계획인가.

 

▲ 아, 이거 중요한 질문이라 멋지게 답해야 하는데. (3분 정도 골똘히 생각하다가) 저는 '꿈꾸는 라디오'를 기쁨과 웃음, 위로가 있는 종합선물세트로 만들어 갈 생각이에요. 사람은 누구나 다양한 면을 지니고 있잖아요. 기쁠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외로울 때도 있고. '꿈꾸는 라디오'가 같이 웃기도 하고 위로도 해주는 친구가 됐으면 좋겠어요. 어떨 땐 옆집 오빠처럼 수다를 떨고 어떨 땐 좋은 음악을 소개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 청취자들에게 어떤 DJ로 남고 싶나.

 

▲ 진솔한 DJ? 하하. 청취자들과 매일 2시간씩 만나니까 방송을 가식적으로 하지 못하잖아요. 이문세 선생님처럼 자신의 경험과 이야기를 청취자들과 진솔하게 나누는 DJ로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