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기업의 비정규직고용과 오염배출 - 최창곤

최창곤(전북대 경제학부 교수)

최근에 비정규직법과 관련하여 한국사회는 다시 한번 이해관계자들 간에 매우 혼란스러운 논쟁을 경험하였다. 그러한 논의과정에서 비정규직이라는 일자리가 국가경쟁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것 같은데 다음과 같은 관점에서 비정규직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 먼저 기업의 관점에서 비정규직의 장점은 저렴한 인건비, 고용의 불안을 느끼는 근로자들로 하여금 사용자의 명령 및 지시에 복종하도록 하는 점, 구조조정이 필요한 경우 많은 해고비용을 들이지 않고 해고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다. 반면에 고용기간이 단기간인 관계로 비정규직들이 업무나 업무관련기술습득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에는 기업의 관점에서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점은 개별 기업의 관점에서보다 사회전체적인 관점에서 나타난다. 비정규직의 인생은 말 그대로 비정규적인 인생이고 불안정한 고용과 소득, 낮은 임금등인데 그 결과 개별 기업들의 관점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비용을 발생시킨다. 그 사회적인 비용은 너무 뻔한 것들이다. 비정규직 근로자는 고용과 소득이 안정적이 아니므로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기가 어렵다. 자신들의 삶의 기반이 안정이 되지 않은 사람들에게 미래지향적이고 장기적인 의사결정을 하고 그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건전한 사회의 유지를 위한 시민으로서의 책무까지는 관두고라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결혼과 출산이다. 비정규직인 근로자와 결혼을 하거나 아이를 출산하여 불안정한 고용과 소득하에서 자녀를 양육하고자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최근의 낮은 출산율 및 인구증가율은 비정규직의 확대나 정리해고제의 도입결과 경험하는 고용불안정에 기인 한바 클 것이다. 낮은 출산율과 인구증가율은 조만간 한국경제의 국가경쟁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줄 것이 확실하다.

 

개별경제주체가 경제적 목표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부담하지 않는 사회적 비용을 발생시키는 경우를 시장의 실패(외부비경제)가 발생한 것으로 간주한다.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는 비용을 절감시키고 따라서 이윤을 크게 하는 사적인 편익이 있지만 사회전체의 관점에서 환경오염을 악화시키는 사회적 비용이 발생시키는 현상과 동일하다. 이러한 시장의 실패에 대하여 정부는 정책을 이용하여 그러한 실패를 교정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비정규직의 고용과 오염배출은 동질적이다.

 

현실적으로 업무의 성격상 비정규직이 필요한 업무가 존재할 것이고 그러한 일자리에 비정규직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 비정규직제도의 취지 일 것인데 이제도를 악용하여 비정규직을 남발한다면 개별기업의 입장에서는 단기적으로 이익을 보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의 기초체력이 약화되고 경쟁력이 약화되어 궁극적으로 한국경제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비정규직에 대한 정부의 정책방향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비정규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비정규직이 남용되지 않고 최소화되도록 하고, 두 번째는 비정규직이 정규직에 비하여 임금 및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며, 끝으로 비정규직이 일자리를 잃어버려도 최소한의 생계보장이 되도록 하는 사회보장제도의 확충이다.

 

/최창곤(전북대 경영학부 교수)

 

▲ 최창곤 교수는 전북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미국 아이오와대학교 경제학박사, 한국노사관계협회 부회장을 역임 했다. 현재 한국노동관제학회 편집위원, 전북대 경제학부 교수로 활동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