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전주 중인동 모악산 등산로 입구 수해현장

땜질식 복구, 2차피해 불보듯…도로 유실 안전사고 우려속 표지판조차 없어

집중호우로 하천 유실 등 피해가 발생한 전주시 중인동 중인천에서 20일 복구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안전사고 위험이 큰 일부지역은 피해복구는 커녕 위험 안내 표지판도 설치돼 있지 않다. 이강민(lgm19740@jjan.kr)

21일 오전까지 도내에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된 가운데 도내 일부 수해피해 현장의 복구가 더뎌 2차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전주기상대에 따르면 20일 밤 9시부터 21일 오전까지 도내에 30~80mm의 비가 내리며 일부지역은 120mm의 큰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장마는 국지성 호우의 성격을 띠면서 지역에 따라 편차가 심해, 집중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는 지역은 2차적인 큰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폭우로 피해를 입은 일부 지역은 피해복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주민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4~15일 내린 비로 계곡물이 도로까지 차오르고 도로변 토사가 유실된 전주시 중인동 도개마을 중인천은 20일 오전 복구공사가 한창이었다. 공사는 하천 하류로 쓸려 내려온 바위와 토사 등을 상류로 옮기는 작업으로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응급복구로 진행됐다. 하지만 하천 중하류 지역은 도로 일부가 유실되는 등 안전사고가 우려됐지만 이렇다 할 안전표지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았다.

 

주민 김모씨(43)는 "시청에서 열심히 복구작업을 하고 있지만 보수하는 지역만 하고 다른 지역은 별다른 조치가 없어 또 비가 내리면 큰 피해가 우려되는 곳이 많다"고 걱정했다.

 

집중호우로 도로가 유실된 완주군 구이면 평덕천도 비슷한 상황이다. 피해가 하류 위주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농지와 도로가 침수된 상류지역은 이번 비로 또다시 피해가 생길 것이 불 보듯 뻔하다는 주민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또 지난 15일 토사와 돌이 도로를 덮쳐 1시간여가량 교통이 통제됐던 전주시 색장동 전주~남원간 17번 국도도 현재 응급조치를 마친 상황이지만 임시복구에 머물러 2차 피해를 우려하는 주민들이 많다.

 

이처럼 일부지역에서 수해복구가 더디게 진행돼 2차 수해피해가 예상되는 것은 이번 장마로 인한 피해가 광범위하게 나타나서 복구인력이 부족한데다 짧은 주기로 비가 내려 시간적 여유가 모자라다는 설명이다. 또 일선 시군 등이 상반기에 예산을 조기집행해 수해복구 예산확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전북도는 지난 14~16일 도내에 내린 집중호우로 193억원의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이 기간 1명이 실종되고 농경지 840ha가 물에 잠겼다. 피해액은 완주군이 150억원으로 도내 전체의 77%가량을 차지했으며 김제시와 무주군이 각각 12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이번 비로 피해액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주기상대 관계자는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20일 밤부터 21일 새벽까지 도내에 장맛비가 예상된다"며 "21일 오후부터는 흐린 날씨가 이어지는 등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겠지만 24일께 다시 장마전선이 북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이틀 동안 도내 일부지역에서 열대야현상이 나타났다. 18일에는 전주의 밤 최저기온이 26.9도를 기록하는 등 도내 10개 시군이 밤 최저기온 25도를 넘기는 열대야현상을 보였다. 이번 열대야는 장마전선을 따라 무덥고 습한 기류가 지속적으로 유입돼 발생했으며 밤중에도 상대습도가 70% 이상으로 불쾌지수가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