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덤벼라, 편견아" 보육원 아이들의 당당한 외침

완주 소양 선덕원 락밴드 '제스트' 24일 전주 아트홀 오페라서 첫 정기콘서트

가정이란 울타리 대신 보육원이라는 공동체 안에서 음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10명의 아이들. 아이들이 도무지 '소녀 취급을 하지 않는' 귀여운 소녀 한 명이 멤버에 포함돼 있지만, 아이들이 직접 지은 이름은 '산골 소년들의 락 밴드 제스트(ZEST)'다.

 

완주군 소양면 명덕리 아동복지시설 선덕원 아이들이 만든 락밴드 제스트가 전주에 뜬다.

 

24일 오후 7시 전주시 평화동 아트홀 오페라에서 열리는 '제1회 정기콘서트'. 사회적 선입견 속에서도 그들이 가지고 있는 열정으로 당당히 세상과 마주하고자 준비한 무대다.

 

제스트는 지난 2001년 사회인들로 구성된 노래모임 우리동네와 만나면서 시작됐다. '찾아가는 문화활동'을 해 온 우리동네가 매주 한차례씩 선덕원을 방문해 악기를 가르치기 시작했고 아이들의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합창단으로 변신, 그룹사운드로 자리잡았다. 제스트 주인공은 문설민 소건남 길용운(보컬) 소정훈 배천석(기타) 박세빈(베이스) 백진우 김병훈(드럼) 신형곤 김현아(신디). 제스트 멤버들은 "첫 공연이라서 무척 떨리고 긴장되지만, 배우는 과정이 재미있었고 열심히 해 온 만큼 후회없이 노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콘서트를 열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선덕원의 지원으로 악기를 구입하긴 했지만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 교회에서 드럼을 후원받고 우리동네의 악기를 같이 사용하기도 했다.

 

제스트 지도교사인 우리동네 대표 이수영씨는 "아이들의 변화가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고 선덕원에서 아이들을 직접 지도하는 사회복지사와 음악을 가르쳤던 강사들 간의 소통이 생각처럼 쉽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면서도 "무엇보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풀어낼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사회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콘서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나는 나비' '한밤의 뮤직' 등 주로 락 밴드 곡을 들려줄 예정. 제스트를 가르쳐 온 우리동네 음악교사들과 우리동네 소속 아카펠라팀 아카토닉이 게스트로 참여해 산골소년들의 세상을 향한 외침에 힘을 실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