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다문화가정으로 옮겨진다. '선녀'는 필리핀에서 시집 온 '필리핀 엄마', '나무꾼'은 '필리핀 엄마'가 도망갈까봐 전전긍긍하는 아빠. 필리핀 엄마의 여권은 '선녀의 날개옷'이 되고, 아빠는 '필리핀 엄마'가 사라질까봐 엄마의 여권을 감춘다.
완주군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다문화가정이 안고있는 문제를 보여주는 글감으로 변신했다. 완주군을 대표하는 또다른 이야기 '콩쥐 팥쥐'도 뒤집기를 시도한다.
엄마와 함께 콩쥐네 집에 들어온 '팥쥐'를 우리는 '콩쥐'의 자리를 빼앗고 결국 '콩쥐'를 죽게 만든 나쁜 아이로 알고 있지만, '팥쥐'는 "그런데 그거 다 거짓말이야. 데려온 애라고 근본 없는 애라고 괄시하구 그러는 거, 지금도 벌어지는 일이란 걸 너희들도 알고 있을 거야."라며 억울해 한다. '콩쥐 팥쥐'와 전혀 반대되는 상황 설정과 작가의 상상력. 2009년판 '콩쥐 팥쥐'에는 간간이 완주 지역의 특색을 소개하는 센스도 살아있다.
지도에서 보면 용이 여의주를 물고 승천하는 모습인 완주군. 2009년 완주군에는 어떤 '콩쥐 팥쥐'와 '선녀와 나무꾼'이 살고 있을까. 스토리텔링으로 완주를 만나보자.
지난 3월 '2009 완주군 전래동화 공모전'을 진행한 완주군과 인터넷신문 선샤인뉴스가 수상작을 엮어 「재미있는 완주이야기」(인물과사상사)를 펴냈다.
전래동화 공모전은 우리에게 친숙한 전래동화인 '콩쥐 팥쥐'와 '선녀와 나무꾼'의 발상지인 완주군과 선샤인뉴스가 이들 동화를 재발견해 지역의 우수 문화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 할머니나 엄마 무릎 베고 들었던 옛날 이야기가 완주군 이서면 앵곡마을('콩쥐 팥쥐')과 운주면 삼거리마을('선녀와 나무꾼')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지만, 무엇보다 지역의 스토리텔링 자원을 대중적으로 풀어낸 의미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콩쥐 팥쥐'와 '선녀와 나무꾼' 기원에 대한 연구에서부터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마을 현지답사, 주민들의 증언, 참고 문헌 등을 통해 두 전래동화와 완주군의 관계를 더욱 밀접하고 친밀하게 다져놓았다.
'콩쥐'는 콩을, '팥쥐'는 팥을 얼굴로 형상화해 만든 '콩쥐 팥쥐' 캐릭터 등 공모전에서 캐릭터 디자인 부문에 당선된 '콩쥐 팥쥐'와 '선녀와 나무꾼' 캐릭터도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