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사람] 아름다운다문화가정지원센터 서진숙 회장

"이주여성과 '차이' '다름'으로 받아들여야"

석종훈-미물 세로항(태국)·홍춘희-김련화(중국)·원성연-조셉빈(필리핀)·양재철-양슬기(베트남)·박재완-엘리나 갈레(네팔) 씨 등 다섯 쌍은 23일 전주 웨딩캐슬에서 '세상에 하나뿐인 결혼식'을 올렸다.

 

하얀 웨딩드레스를 입은 양슬기 씨(본명 팜티구옛·24)는 "떨린다"고 했다. 2007년 혼인신고만 하고, 결혼식은 올리지 못했다는 남편 양재철 씨(38)는 '새 신부'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큰 딸 원유진 양(전주풍남초 4학년) 등 다섯 남매를 두고도 "일곱은 낳으려고 했는데 남편(원성연 씨·53)이 말렸다"고 아쉬워하는 조셉빈 씨(45)도 이날 결혼한 지 14년 만에 '진짜 면사포'를 썼다.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도 못 올리는 이주 여성들을 위해 이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이 행사를 주최한 아름다운다문화가정지원센터 서진숙 회장(63)은 "이주 여성들은 대부분 결혼식을 올리고 싶어 하지만, 한국 남편들이 꺼리는 경우가 많다"며 "여성들이 대부분 나이가 어리고, 문화와 언어가 달라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날 같이 열린 '향기로운 가요제'는 지난 2007년부터 매해 열어왔지만, 다문화부부를 위한 합동 결혼식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미 다문화가정은 또 다른 가족 형태로 자리 잡았지만, 여전히 우리 머릿속에는 차별의식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주 여성들과의 '차이'를 '다름'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한 이들에 대한 거부감과 편견은 차별만 확대할 뿐입니다."

 

서 회장은 "이주 여성을 대할 때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이 느끼는 불균형과 차별에 주목하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지난 2005년 다문화가정의 사회적·경제적·문화적 지위 향상과 교육을 통한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이 단체는 지난 5월 '해피투게더 이주 여성 봉사단'을 꾸려 경로당에서 어르신 발 마사지 등의 봉사를 하기도 했다. 그동안 수혜자 처지에 있던 이주 여성들에게 주체적인 여성상을 일깨워주기 위해서다.

 

서 회장은 "종종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떠나는 이주 여성들이 많다"며 "이를 막기 위해 이들에게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