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호남고속철 사업이 거론될 때 마다 경제성 논리로 사업 우선순위 결정과정에서 밀렸던게 사실이다. 심지어 책임지고 추진해야 할 참여정부에서도 한때 이같은 논리에 동조해 분노를 사기도 했다. 당장 경제성 문제를 떠나 지역의 미래를 내다보고, 지역균형 발전이라는 큰 명분이 설득력을 얻어 늦게나마 착공을 하게 된 것은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호남고속철은 중부 분기역인 충북 오송에서 익산을 거쳐 전남 목포까지 230.9㎞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11조3천억원이 투입돼 오는 2017년까지 완공된다. 1단계로 2014년까지 오송∼광주구간이 우선 개통된다. 서울∼광주간 소요시간이 기존 2시간30분에서 1시간 41분으로, 서울∼도내는 1시간 남짓으로 크게 단축된다. 수도권과 도내가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고속철은 대량 수송력, 정시성, 친환경성, 안전성 등에서 다른 어느 교통수단 보다 우위에 있다. 이런 장점을 살리면 물류·유통업및 관광·문화·레저,국제회의및 컨벤션업등에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도내와 수도권을 잇는 항공편이 없는등 교통 인프라가 취약한 상황에서 고속철 운행은 투자유치나 비스니스 기회 확대등 지역의 경제적 도약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효과 이면의'그늘'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수도권으로 집중되는'빨대효과'로 인해 지역경제가 오히려 쇠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쇼핑·의료를 비롯 각종 정보및 경험의 기회를 서울에서 얻기 위해 고속철을 타는 지역민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실제 고속철의 역기능은 지난 4월 개통 5주년을 맞은 대구시의 사례가 잘 보여주고 있다. 지역민들이 서울에 가서 쇼핑하는 규모가 연간 2500억원으로 이들중 상당수가 고속철을 타고 원정쇼핑을 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 대형병원으로 진료받으러 다니는 지역환자가 해마다 10% 이상 급증하고 있고, 공연· 전시를 보러가는 지역민들도 상당수에 달한다고 한다.
고속철에 대한 기대와 함께 역기능을 간과해선 안된다.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전략과 함께 역기능에 대한 대비도 있어야 한다. 빨대흐름을 거꾸로 할 수 있도록 역세권 활성화등 창의적 발상과 노력이 중요하다.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그나마 취약한 경제력을 수도권에 내주고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