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사회인 야구팀 "연습할 공간이 없어요"

종합경기장·전라중·전주고 세곳뿐, 공간 턱없이 부족

26일 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에서 '2009 즐거운 주말리그'에 참가한 전주시 사회인 야구팀 '단풍'(공격)과'폭스매직'이 경기를 하고 있다. (desk@jjan.kr)

전주에서 야구를 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전주시에는 현재 32개의 사회인 야구팀이 있고, 1000명 이상의 동호인들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은 전주시가 '철거 예정지'로 못 박은 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과 전라중, 전주고 세 곳뿐이다. 이마저도 평일에는 전라중과 전주고 야구부가 사용하기 때문에 동호인들은 주말에나, 그것도 주말리그 일정이 잡힌 날에만 쓸 수 있다. 동호인들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비라도 오면 한 달 반 만에 야구를 할 수 있는 영광(?)을 누릴 수 있다.

 

26일 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 지난 3월부터 시작한 '2009 즐거운 주말리그'에 참가한 '폭스매직'과 '단풍' 등 야구 동호인들은 정식 야구장은 아니더라도 망(그물)과 펜스 등 최소한의 보호 시설을 갖춘 공간이라도 전주시(시장 송하진)가 마련해주길 바랐다.

 

'폭스매직' 에서 1루수를 맡고 있는 김도윤 씨(32·전주시 효자동)는 "야구 유니폼과 장비가 멋져 지난 2006년에 팀에 들어왔다"며 "매주 수요일 저녁 전라중 실내 하우스를 빌려 연습하는데, 야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너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신생 팀 '드레곤즈'를 15-6으로 꺾은 디아블로스 이중학 감독(38·전주시 호성동)은 "조기 축구도 10년 넘게 해봤지만 경기장이 없어 (축구를) 못 한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우리 팀은 평일에 연습할 곳이 없어 경기 당일 한 시간 먼저 와 경기장 한 켠에서 손발을 맞춰 보는 게 전부"라고 밝혔다. 이 감독은 "현재 디아블로스에는 26명이 뛰고 있고, 최근 6명의 신입 회원이 등록했다"며 "야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점점 느는데, 이들을 가르치고 수용할 수 있는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 스탠드와 전광판 등 정식 규격을 갖춘 야구장을 바라는 게 아니라 맨땅이라도 펜스 등 최소한의 보호 시설을 갖춘 공터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름 밝히기를 꺼린 김모 씨(38·남)는 "전주보다 인구 규모가 적은 군산과 익산, 남원, 순창, 김제에는 동호인 전용 구장이 따로 있다. 전주에는 운동장이 없어 일부는 주말에 전주시 효자동 공원묘지 주차장에 선을 그어놓고 야구를 한다"며 전주시의 무관심에 불만을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