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다이빙 '1위보다 값진 6위'

한국 다이빙의 간판 권경민(27)-조관훈(25.이상 강원도청) 조가 지난 25일 열린 2009 로마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다이빙 남자 10m 싱크로 플랫폼 결승에서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이 세계선수권대회 다이빙 종목에서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었다. 그동안은 2007년 멜버른(호주) 대회에서 김진용-오이택 조가 11위를 차지한 것이 가장 좋은 결과였다.

 

등록 선수가 연령대를 통틀어 100명도 채 안 된다는 한국 다이빙의 현실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확이다.

 

2000년부터 호흡을 맞춰 온 권경민과 조관훈은 2002 부산아시안게임(은메달 1개, 동메달 1개), 2003 대구 유니버시아드(동메달), 2006 도하 아시안게임(동메달 2개)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오른 한국 다이빙의 간판선수들이다. 2006년 중국에서 열린 다이빙월드컵에서도 동메달을 땄다.

 

둘은 처음에는 체조 선수였다가 다이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종희 코치는 "싱크로 플랫폼에서는 상위권을 기대했다. 계획한 대로 성적이 나왔다"고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이어 "권경민과 조관훈은 다이빙 선수로서는 나이가 많다. 게다가 체격이 커지면 물에 뛰어들 때마다 더 아프다. 참고 해줘 고맙다"고 전했다.

 

다이빙 선수들은 10m 아래 물속으로 몸을 던질 때 두려움이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권경민도 다이빙 선수가 된 것을 후회한 적이 많다고 말했다.

 

권경민은 한국 다이빙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선수다. 중학교 1학년 때인 1995년에 다이빙 강국 중국의 기술을 습득하면서 국제무대에서 한국 다이빙을 알리기 시작했다.

 

이 코치는 "다른 선수들이 권경민의 기술을 따라 했다. 권경민은 한국 다이빙 선수들의 모델이다"라고 말했다.

 

다이빙에 대한 관심은 너무나 부족하다. 훈련할 수 있는 날도 적고 경영 선수들이 쓰는 훈련복을 입고 경기에 출전할 정도로 다이빙 선수들에 대한 지원도 열악하다.

 

이 코치는 "이번 대회 점수가 월드컵 때보다 적다. 점수를 유지하는 것조차 참 힘들다"며 고충을 털어놓았다.

 

다른 종목처럼 국군체육부대나 경찰청에서 운동을 계속할 수 없다는 점도 다이빙 선수들을 힘들게 한다. 다이빙 선수들은 일반 현역병으로 군 복무를 수행해야 한다. 다이빙 선수들이 훈련을 잠시만 중단해도 감각을 되찾는데 두 달 정도 걸린다고 한다. 입대는 다이빙 선수들에게는 사실상 은퇴 선고다.

 

권경민은 내년 군에 입대한다. 권경민은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운동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는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은퇴해야 한다"며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권경민은 이제 마지막을 준비해야 할 때이지만 조관훈은 내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도 도전할 생각이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대비하려면 10년 동안 같이 물속으로 떨어진 권경민이 아닌, 새로운 짝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