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F4', 그룹 결성해 가요계 역습

윤형렬ㆍ문종원ㆍ김성민ㆍ최수형 '포원' 결성

'한국의 일 디보', '뮤지컬계 F4'라고 일컬을 만하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에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4인조 남성그룹 '포원(4ONE)'을 결성하고 최근 음반 '더 퍼스트 스토리-뮤지컬'을 발표했다.

 

뮤지컬 배우들이 솔로로 가수 데뷔를 한 적은 있지만 같은 작품에 출연한 뮤지컬 배우들이 그룹을 결성한 것은 이례적이다.

 

멤버는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콰지모도 역을 연기한 윤형렬(26), 집시의 우두머리인 클로팽 역의 문종원(30), 근위대장 페뷔스 역의 김성민(29)과 최수형(30)이다.

 

음반에는 '노트르담 드 파리'의 '대성당들의 시대'와 '아름답다(Belle)'와 달', '돈주앙'의 '쾌락'과 '악의 꽃' 등 두 뮤지컬 O.S.T에서 5곡을 뽑아 다시 불러 수록했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한 자리에 뭉친 멤버들은 하나같이 중저음의 굵직한 목소리를 냈다.

 

스스로를 팝 뮤지컬 그룹이라고 일컬은 네 멤버는 뭉친 배경에 대해 "같은 작품에 출연하며 가장 친해진 형동생"이라며 "처음에 가수가 꿈이 아니었기에 그룹 결성에 난색을 표한 멤버도 있었지만, 마음이 통하는 네 멤버가 뭉친다는 조건만으로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가수들의 뮤지컬계 진출이 숱한데 뮤지컬 배우들이 그룹을 결성했으니 '가요계 역습'이라고도 하더라"고 웃었다.

 

멤버들은 각자 가수, 배우의 꿈을 키우던 중 한 작품에서 만나 그룹까지 결성했다.

 

이중 '제 15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은상 수상자로, 2006년 엠보트에서 가수로 데뷔했다가 뮤지컬 배우로 진로를 바꾼 윤형렬은 '노트르담 드 파리'를 통해 지난해 '뮤지컬 어워즈' 남우신인상과 남자배우 인기상, '한국 뮤지컬 대상' 인기스타상 등을 수상했다.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출신인 문종원은 2003년 뮤지컬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렌트', '뱃보이', '사운드 오브 뮤직', '풀몬티' 등 다수의 작품에 출연했다.

 

어린 시절부터 재즈 가수가 꿈이었던 김성민은 대학 졸업 후 부모님께 꿈을 위해 달릴 1년만 시간을 달라고 얘기했고, 364일 되는 날 '노트르담 드 파리' 오디션에 붙었다고 했다. 현재 '돈 주앙'에도 출연 중이다.

 

대구 효성 가톨릭대학교 종교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한 최수형은 유학을 접고 2005년 MBC합창단에서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노트르담 드 파리' 공고를 보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햄릿'에서 햄릿 역도 맡아 이제 뮤지컬계 스타로 떠오른 윤형렬은 "과거 가수로 데뷔했지만 인지도를 높일 기회가 없어 노래도 알리지 못했다"며 "'노트르담 드 파리' 기획사에서 연락이 와 캐스팅됐는데 가수로서 힘든 시기에 뮤지컬에 출연한 건 한줄기 빛이었다"고 말했다.

 

멤버들은 첫 음반에는 뮤지컬 곡을 채웠지만 향후 다양한 음악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성민은 "이번 음반을 통해 뮤지컬 음악을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고 말한 후 "이후 클래식, 팝페라를 비롯해 우리만의 색깔을 가미한 블루스, 재즈, 록, 펑크 등 대중음악도 가리지 않고 여러 장르를 아우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파워풀하게 소리내는 뮤지컬 배우들이 대중음악을 부르면 듣기 부담스러울 수도 있어요. 우리 색깔을 잃지 않는 범위 내에서 내지르다 속삭이며 피아니시모(Pianissimo)도 살려야죠. 그러나 우리의 태생과 본질은 뮤지컬 무대이기에 첫 음반은 꼭 뮤지컬 곡으로 채우고 싶었어요."(윤형렬)

 

타이틀 곡인 '대성당들의 시대'는 극중 그랭구와르의 곡으로 전주만 들어도 파리를 떠올리게 하는 명곡. 역시 그랭구와르 곡인 '달'은 최수형이 솔로로 소화했다. '쾌락'은 '돈 주앙'에서 극중 돈 주앙의 노래이며 '악의 꽃'은 돈 주앙의 친구인 돈 카를로스가 부른 곡이다.

 

"그룹 결성이 살아가면서 하나의 추억이 될 것"이라는 문종원과 최수형은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니 다시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앞으로 배우와 가수로 제 몫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돈 주앙'에 출연 중인 김성민을 제외하고 세 멤버는 8월4~27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열릴 '노트르 담 드 파리' 공연에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