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물을 흘릴 자격도 없지만, 솔직히 눈물도 별로 안 나오더라. 그냥 가슴만 답답하더군. '바보 노무현'이라는 말이 회자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진짜 바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 그런데 손녀를 태우고 보리밭 길 사이를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은 행복해 보이더군. 발가락 양말을 신고 있는 전직 대통령의 모습은 해외 토픽감이 아니던가. 막걸리 마시고 보릿짚 모자 쓴 모습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거야.'(조병렬 '술 취한 사회' 중)
「수필과 비평」(수필과비평사) 제102호(2009년 7·8호)가 제16대 대통령을 지낸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를 맞아 그 역사의 장을 목격한 다양한 목소리를 모았다.
특집 '제16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를 지켜보며'에는 '술 취한 사회'를 쓴 조병렬씨 외에도 고성빈 권중대 김병락 김용순 김이경 백남일 서경림 유영희씨 등이 추모글을 올렸다.
이번 기획특집은 유난히 추모특집이 많다. 우리나라 철학계의 태두로 평가받고 있는 철학자이자 수필가 우송 김태길 선생과 삶의 치열함과 아름다운 정신으로 글을 썼던 영문학자이자 수필가인 장영희 선생의 문학적 삶을 추모특집으로 실었다.
초대수필 '그리운 그림을 그리워하며'는 수필가 김용옥씨가 암으로 투병하다 최근 세상을 떠난 김치현 화백이 소천하기 얼마 전에 쓴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