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이 가지고 있던 아파트까지 처분해 48평대 아파트를 구입한 이씨는 리모델링한 자신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아파트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후 아파트 구입 자금을 형제들과 나눠 마련한 이씨는 50평대 아파트를 동생 명의로 구입했다. 아파트 값이 오를 때까지 전세를 놓고, 전세로 받은 자금으로 급한 돈을 메꿨다.
이씨는 아파트값이 오를 때까지 은행대출을 갚으면서 버티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세입자가 이사를 가면서 갑자기 전세자금을 빼달라고 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도배와 새시 사업을 하던 형제들이 업체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자 투자금을 돌려줄 것을 요구하면서 자금줄이 꽉 막힌 것.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의 은행 대출을 갚는데 전세금을 이용했던 이씨는 오를줄 알았던 자신의 아파트 가격이 구입가격과 비슷해 지면서 당장 아파트를 팔아도 차익을 남기지 못할 상황에 처했다.
형제간의 정까지 상한 이씨는 "아파트 값이 오를 것으로 생각했던 때는 지금 아니면 다시는 투자 할 수 없을 것 같아 일을 벌이게 됐다"며 "형편이 달라지자 순식간에 쌓인 빚더미를 해결하지 못해 경매를 피할 수 없게 됐다"고 한탄했다.
이씨처럼 자신의 아파트에서 살며 은행대출을 갚는사이 아파트 가격이 올라 차액을 마련하고 내집 마련의 목표까지 동시에 달성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결혼 2개월차 신혼부부인 김모씨(30·정읍)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가계 전체 수입이 350만원인 이들 부부는 결혼 준비를 하면서 생긴 부채가 적지 않지만 지금 아파트를 구입하지 않으면 아파트 가격이 올라 다시는 내집을 마련할 수 없다는 주위의 조언에 따라 자신들이 모아온 돈과 양가에서 받은 결혼진행 비용을 보태 아파트를 구입했다.
무조건 집값이 오른다는 부동산중개업소의 조언에 따라 은행 대출을 받아 투자 명목의 아파트를 재구매 하느라 대출을 받은 것.
김씨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아파트 구입하는데 돈을 끌어다 모으느라 생긴 부채를 갚는데 수입의 대부분이 들어가고 있지만 아파트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로 위안을 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동산 투자의 가장 큰 함정은 미래 수익이 될 불확실한 가능성을 재산으로 계산하고 투자를 시작해 빚 더미에 올라 앉는 것"이라며 "내집 마련에 소요되는 고정 지출을 제외하고 난 나머지 금액으로 투자금액을 상환해도 생활이 가능한지 명확하게 가계 계획을 짜야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