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2009년 7월27일 낮 12시30분
◆ 장소: 전북일보 편집국
◆ 참석자: 고경희(전북 생명의 숲 간사) 김대석(전주의제21 간사) 장선이(푸른전주운동본부 간사) 장세화(시민행동21 팀장) 황춘임(전북의제21 회원)
◆ 사회: 김재호 정치경제부장
<< 극지방의 얼음이 녹아내리고, 난대성 식물이 북상하는 등 기후변화에 따른 다양한 현상들이 생태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면서 지구촌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은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국제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가 본격화되면 탄소 줄이기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이와관련 전북일보는 전주지역 시민단체인 전주의제 21과 공동으로 '녹색실천, 이사람의 약속'을 기획, 8월부터 매주 연재한다.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연재 기획인 '녹색실천, 이사람의 약속'은 전북일보와 전주의제 21이 선발한 활동가들이 시민들을 직접 인터뷰하고 취재해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약속을 받아낸다.
'이사람의 약속' 연재에 앞서 이 기획에 참여하는 5명 활동가들이'이산화탄소 줄이기, 시민실천 어떻게 해야 할까'를 주제로 좌담회를 가졌다. >>
◆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가 우리 생활에 미치는 영향,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황춘임: 기후가 변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는 지구의 온실효과를 증대시켜 지구 온난화를 일으킵니다. 그로 인해 북극과 남극의 빙하가 녹아서 해수면이 높아지고, 생태계가 파괴되고 물부족 현상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기근이나 질병 발생률도 높아진다고 합니다. 요즘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것은 예전과 다른 장맛비입니다. 전국 곳곳에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큰 피해를 줘서 '도깨비 장마'로 불리고 있습니다.
△고경희: 뜨거워진 지구 때문에 길어진 여름은 더 더워지고, 반면에 짧아진 겨울은 덜 추워지고 있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기온이 30℃를 넘으면 최고 더운 날이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34~35℃는 기본이 되어버렸습니다. '열대야'가 생소하지 않는 등 옛날과 달라진 것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도 이산화탄소 배출 증가에 가장 둔감한 생명체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장선이: 장마가 장마 같지 않고, 겨울이 겨울답지 않은 이상 기온이 생겨났습니다. 난방계 식물들이 북상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냉난방기를 비롯해 에너지 소비도 매년 크게 늘고 있습니다.
◆ 이산화탄소 배출을 부추기거나 방관하는 우리의 잘못된 생활 습관들을 짚어보죠.
△고경희: 편리함과 깨끗함만을 추구하는 이기심이죠. 조금만 덥거나 추워도 참지 못하고 과다한 냉방과 난방을 하고, 일회용품을 무심히 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너무 손쉬워진 소비 행태입니다. 예를들어 휴대전화를 아주 낡거나 심한 고장으로 못쓰게 될 때까지 사용하는 사람은 찾기 힘듭니다. 소비를 위한 소비, 개인의 편리함만 추구하는 습관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장선이: 일반 컵과 일회용 컵이 있을 때 귀찮다는 이유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것,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모니터)를 오랫동안 켜두고 있는 것, 플러그를 뽑지 않는 것, 선풍기보다는 에어컨용 리모콘에 먼저 손이 가는 것, 마트에서 공짜로 주는 비닐봉투를 좋다고 받아오는 것은 조금만 주의해도 고칠 수 있는 습관이라고 생각해요.
△황춘임: 에너지를 너무 펑펑 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에어컨을 추울 정도로 틀어 대고, 수영장(목욕탕)에서 물을 계속 틀어 놓고 돌아다니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동문 앞에서 왔다 갔다하며 장난치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이층 저층 눌러댑니다. 심지어 아파트 단지 내 슈퍼마켓에 차를 타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10분 이상 거리는 걸으려 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요즘은 '10보 이상은 걷지 않으려고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김대석: 육식문화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육식은 채식에 비해 화석 에너지는 16배 더 많이 소비하고, 온실가스는 24배 더 많이 발생 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육식을 하는 사람은 아무리 에너지를 절약하고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탄다 해도 결국 채식을 하는 보통 사람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육식만 자제해도 지구는 훨씬 건강해질 것입니다.
△장세화: 습관적으로 사용하는 화장지와 일회용품도 문제이고, 음식물을 남기는 행위도 결국은 이산화탄소 배출을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품의 과대 포장도 없애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 그런 생활 습관을 바꾸기만 해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겠군요. 우리 생활 속에서 고쳐나가야할 부분도 많을 것 같습니다.
△김대석: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작은 것들부터 먼저 고쳐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하고, 불필요한 전력소비를 줄여야 할 것입니다.
△고경희: 좀 덜 쓰고, 덜 사고, 좀 불편하게, 좀 더럽게(?) 살면 어떨까요. 마인드 컨트롤도 좋다고 생각해요. 더울 때는 "여름이니까 덥지"라고 생각하는 거죠. 사람의 소비심리를 부추기는 대형마트를 자제하고, 동네가게나 전통시장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봐요. 좀 비싸더라도 동네 가게에서 산 주방용품 등은 마구 쓰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리고 세탁기 일주일에 두 번만 돌리기, 청소기 일주일에 한번만 쓰기 등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장선이: 무엇이 잘못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봅니다. 따라서 왜 실천해야만 하는지를 먼저 깨달을 수 있도록 시민들을 상대로 한 지속적인 환경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육 후에는 그들이 잘 실천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 혹시 기자단 여러분은 어떻게 실천하고 있습니까.
△장세화: 손수건을 꼭 휴대하고, 배달음식 주문시 미리 일회용 젓가락은 주시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합니다. 동네마트에서 소량의 물품 구입시 비닐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구입할 물건을 미리 생각해 둔 뒤 꼭 필요한 것만 구입하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김대석: 사무실(8층) 출퇴근시 계단을 이용하고, 또 개인 컵을 항상 준비하고 다니기 때문에 다른 곳에 가더라도,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황춘임: 손수건을 챙기고, 일회용품은 안 쓰려고 노력합니다. 개인용 스텐레스 컵도 늘 가지고 다닙니다. 또 먹을거리는 제철 과일이나 가까운 지역에서 생산한 것을 선택합니다. 생산지가 먼 제품은 이산화탄소를 많이 배출하기 때문이죠.
△장선이: 사용하지 않는 전기제품 플러그를 잘 뽑고, 음식은 먹을 수 있는 양만 먹습니다. 가까운 거리는 대부분 걸어 다니고, 샤워하면서 물을 아끼려고 노력합니다. 나무심기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고경희: 집에서 아이와 함께 지렁이와 달팽이를 키우면서 남은 음식물과 야채쓰레기를 먹이로 줍니다. 그리고 제가 근무하는 전북생명의숲 사무실에서도 나무박스에 지렁이를 넣어 키우고 있는데 음식물쓰레기를 제법 잘 먹어 치우기 때문에 모든 가정에서 실천해볼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