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직도사격장 토양오염 심각

발암물질 검출·중금속 기준치 이상…정부 대책을

군산 직도사격장의 토양 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발암물질로 간주되는 TNT와 RDX 등의 화학물질이 다량 검출됐으며, 구리와 중금속의 오염도는 자연상태의 9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일 국방부와 군산시가 용역의뢰한 '직도사격장 및 주변지역 환경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직도 표층 및 저층(표층 아래 20㎝)의 TNT농도는 1.118-69.11ppm, 1.247-9.54ppm로, 토양환경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 20여개의 조사지점 가운데 일부 지점에서는 표층과 저층에서 모두 TNT가 검출됐으며, 2개 지점에서는 RDX가 검출됐다.

 

이번 조사는 관련 전문가 20여 명과 상지대 자연과학지원센터 및 군산대 환경·건설연구소가 참여, 지난 2007년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1년간 진행됐다. 직도사격장에 대한 종합적인 환경실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아연과 구리, 납 등의 중금속 오염 정도는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구리의 평균 농도는 34.02ppm으로, 지난 2006년 환경운동연합이 조사한 매향리 농섬(27.4ppm) 보다 20% 이상 높았다. 이는 여타 공군 사격장에 비해서도 최고 10배 가량 높은 수치이다.

 

납은 평균 30.694ppm으로, 일반적인 논의 자연함유량 4.62-5.384ppm에 비해 7배 정도 높았으며, 수은과 비소, 카드뮴, 아연 등도 일부 지점에서 다량 검출됐다.

 

이들 중금속은 인근 해역 해양생물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았으나, '멋쟁이 배무래기'와 '홍합'에서 국내 중금속 잔류기준(2ppm)을 넘는 납 성분이 검출되기도 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중금속 오염도가 다른 사격장 보다 높고, 토양오염을 우려할 만한 수준인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 "암을 유발하는 화학물질까지 검출되는 등 복합오염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군산항에서 63㎞ 떨어져 있는 직도는 지난 1971년부터 한미 공군의 폭격 훈련장으로 사용돼 왔으며, 2006년 WISS(자동채점장비) 설치를 위한 산지전용이 허가되면서 환경실태조사 논의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