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이하 한중연)은 6일 서울 중구 무교동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장서각에서 소장하고 있는 동의보감 한글필사본을 공개했다.
조선시대에 나온 동의보감의 언해(諺解)본으로 현재 전하는 것은 한중연 장서각 소장본이 유일하다고 한중연은 설명했다.
한중연이 소장한 자료는 동의보감 '내경편'의 1권, 3권, 5권 총 세 권으로 언해본에 동의보감 전체목차가 수록된 것으로 볼 때 당초 한문본 전체를 한글로 옮기고자 했으나 내경편만 번역하고 중단한 것으로 한중연은 보고 있다.
번역본 동의보감은 문법적 특징 등으로 볼 때 19세기 중반 정도에 언해하고 필사했으며 창덕궁 낙선재 한글자료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미뤄 왕실의 여성이 활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반흘림체의 전형적인 궁체로 써졌는데 내의원 의관이 번역하고 궁중의 여성이 필사한 것으로 보인다.
한중연은 한글본 동의보감을 목판으로 인쇄했다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서각은 한글언해본 외에도 동의보감 초판 완질 어제본(御製本)을 소장하고 있다. 장서각 소장본은 무주 적상산사고본이며 국립중앙도서관, 서울대 규장각 소장본과 함께 보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장서각이 소장한 동의보감은 초간본과 언해본을 포함해 모두 12종에 이른다.
김정배 한중연 원장은 "동의보감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계기로 3천500첩에 이르는 영조의 시첩이나 정조의 '홍재전서' 초고본 등 장서각 소장 자료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기록문화를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