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중진작가 김여울씨 동시집 '텃밭에서'

"아련한 향수찾아 길 걷고 애틋하게 그리운 아이들"

"아련한 향수처럼 보일 듯 보일 듯 나부끼는 동심의 깃발. 그걸 찾아 남은 길을 마저 걷기로 했습니다. 두 눈 질끈 감고 동심의 옹달샘이 손짓하는 고개를 넘기로 했습니다."

 

이미 여러권의 동화집을 펴내고 중진 동화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여울씨(60)가 동시집 「텃밭에서」(아동문예)를 펴냈다.

 

동화나 동시나 모두 동심의 깃발이 더욱 힘있게 나부낄 수 있도록 하는 한 줄기의 바람. 그의 동시는 잊어버리고 살아온 것들이 여전히 따스한 온기를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온풍이 된다.

 

"예전에 없던 버릇 하나가 생겼습니다. 선생을 하면서 옮겨다녔던 학교와 그때마다 새로 인연을 맺었던 아이들의 모습을 꼽아가며 향수에 잠기는 일인데, 때로는 애틋하다 싶을 만큼 그립습니다. 유독 아이들의 안부에 관심을 갖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진 것이 없다는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 대부분의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끝으로 학창시절의 막을 내렸기 때문이죠."

 

초등학교의 말단 평교사로 인생을 살았다. 그것도 어려운 시절에 가난하게 살았던 산간벽지와 시골학교에서 선생을 했다. 어린 가슴의 아이들이 냉엄하기 그지없는 바깥 세상에 몸을 내던지고 부대꼈을 생각을 하며 쓴 동시들. 그래서 그런지 가슴 한 켠에 상처를 안고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그린 시들이나 시골 풍경을 담은 시들이 많다.

 

김씨는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충남 강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익산 남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전주교육대학 대학원을 중퇴하는 등 전북과 많은 연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