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옛 조상들이 가장 두려워 했던것이 세 가지가 있었는데 첫째는 호랑이요 둘째는 보릿고개, 셋째는 양반(兩班)이었다고 한다. 이는 우회적으로 과거 우리 사회 문제점을 짚어준다.
우리와 달리 일본인이 제일 무서워하는 세 가지는 첫째는 지진(地震)이요 둘째는 지진의 휴유증인 화재(火災)요 , 셋째는 아버지였다고 한다. 일본인은 지진의 엄청난 자연 재앙속에서 불안한 나날을 보낼수밖에 없었던것 같다. 그래서 그들은 안전한 삶의 보금자리를 찾고자 외부(外部)로 눈을 돌렸고 이것이 침략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는 그럴듯한 변명논리도 있다.
지난 11일 오전 5시에 태평양을 마주한 일본 시즈오카(靜岡) 현, 남쪽 스루카만(灣)을 중심으로 하는 규모 6.5도의 지진이 발생하여 110명이 다쳤다고 한다. 일본 정부는 이 지역에 30년안에 대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확률이 87%라고 예측한다고 한다.
우리는 지진이라는 자연 재앙에서 다행이 한발짝 물서선 안전지대로 생각하지만 조선 실록의 기록에 의하면 우리 한반도도 지진으로부터 해방된 안전지대만은 아니었다. 백두산도 지금은 휴화산(休火山)일뿐 사화산(死火山)은 아니잖는가. 조선시대의 지진횟수는 지진이 감지된 범위가 7개 고을이라면 A급,4개에서 6개 지역이라면 B급, 3개 고을 이하라면 C급으로 크게 범위를 잡고 창문이 흔들릴 정도의 미진(微震)은 제외한다면 A급 지진이 41건, B급 지진이 51건, C급 지진이 349건으로 집계되었다.
우리가 지진 안전지대속에 있다는 착각은 1766년 이후부터 지진 발생빈도가 현격히 줄어들었던 것에서 기인한다. 환태평양 지진대(地震帶)에 놓여 있는 일본은 진도(震度) 8도의 격진은 대략 200년만에 한번꼴로 보고 있다. 일본 수도 도쿄의 경우에도 진도 7도 정도의 강진(强震)이 발생할 가능성이 10년 이내에 30% 이고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은 70%라고 한다.
그러나 이처럼 우리는 지진 때문에 생존의 불안감까지는 느끼지 않는다. 우리의 조상들이 한반도를 가르켜 금수강산(錦繡江山)이라고 칭송했던 이유의 하나도 일본 같은 심각한 지진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우리가 갖는 복(福)의 하나라고 본다.
/장세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