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그동안 고생많았다!”
행상을 하다 한 순간 실수로 지난해말 운전면허가 취소됐던 장모씨(51·전주시 서서학동)는 가족생계를 위해 대신 화물차를 몰던 대학생 아들에게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운전면허를 다시 얻는 감격을 이렇게 전했다.
매일 아침이면 어머니와 함께 화물차를 운전해 짐을 내려놓고 학교에 갔다가 저녁이면 돌아와 부모님을 모시고 귀가하던 착한 아들을 생각하면 미안함에 목이 메였다는 장씨는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마음 같아서는 오늘이라도 당장 면허가 생기면 좋겠지만 이렇게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장씨는 "어려운 살림을 더 힘들게 한 것 같아 마음이 무거웠다. 몇 달 동안 말도 못하고 고생한 아들을 생각하면 그저 눈물만 난다”고 말했다.
장씨처럼 운전이 생계에 큰 영향을 주는 사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유로 면허가 취소된 도내 5000여 명에 대한 특별사면이 지난 15일 단행됐다.
덕분에 운전 면허를 재취득할 수 있게 된 사람들로 면허시험장은 때아닌 특수를 맞고 있다.
사면과 동시에 운전 면허를 취득하려는 응시자들이 몰릴 것이라던 예상대로 8.15 사면과 동시에 17일까지 전북 운전면허시험장에 등록한 응시자들만 600명 남짓.
3일 동안 도로교통공단의 운전취소자교육 이수자는 500명으로 면허시험 응시자 대부분이 이번 사면 혜택을 통해 등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방학을 맞아 많은 학생들이 찾는 성수기임을 감안해도 평소보다 2배 이상 응시자들이 몰리면서 정신없이 바빠진 면허시험장은 시험접수를 평소보다 30분 앞당긴 오전 8시30분부터 시작하고 있다. 다음달 13일까지는 토요일과 일요일 오후1시까지, 이후 다음달 30일까지는 토요일 오후 1시까지 면허시험을 응시할 수 있다.
도로주행 역시 기존에는 강사 한 명이 하루 평균 학생 22명을 맡았지만 17일부터는 25명씩 교육하고 있으며, 기능시험도 한 시간에 40명 정도 치르던 것을 최대 45명까지 볼 수 있도록 늘렸다.
전북 면허시험장 관계자는 "사면됐다는 생각에 면허 없이 무작정 운전을 하고 오는 응시자들도 간혹 발생하고 있어 시험장 입구에서 단속을 펼치고 있다”며 "조급한 판단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