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수묵화 전시장 가득 은은한 연꽃 향기

동양화가 양소현씨 첫 개인전…26일까지 전주 우진문화재단

지친 삶에 쉼표 하나 찍게 하는 연(蓮). 순백의 향연 그 자체로도 아름답지만, 진흙 속에서도 피어나는 자태가 사람들로 하여금 탁한 마음 훌훌 털고 가게 한다.

 

동양화가 양소현씨(37)의 첫 개인전은 은은한 연꽃 향기가 남는 전시다.

 

"미술학원을 운영했기 때문에, 작업은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미뤄두고 있었어요. 창피한 걸 무릅쓰고 전시를 하게 되면, 더 열심히 할 것 같아 시작했죠."

 

연과의 조우는 우연이었다. "연 작품을 보고 꼭 다시 그려보라"는 한 지인의 권고가 컸다.

 

수채화를 하다가 고 3 때 전향한 동양화. "필력이 좋은 것 같다"는 한 지인의 말로 자연스레 이 길로 들어섰다. 이렇듯 인연은 예기치 않는 순간에 찾아온다고 믿는 그다.

 

'봄날''새빛' 등 물을 많이 머금은 수채화 느낌의 풍경화를 선보였다. 담백한 풀빛이 편안하게 다가온다.

 

"제가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해봤어요. 처음 수묵화를 했을 땐 물을 너무 많이 써서 그림이 자꾸 번져 애를 먹었는데, 수채화를 했더니 색감은 자신있게 쓸 수 있겠다 싶더라구요. 모든 일이 다 나쁜 것만 있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욕심을 낸 전시인 만큼, 전시된 작품 수도 많다. 총 36점. 작품활동을 계속하기 위한 그만의 채찍질에 다름 아니다. 다음 전시에 대한 계획을 물었더니 아직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세상살이가 제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지금은 연에 몰입하고, 또다른 소재가 저를 깨운다면, 처음이라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죠. 기대감을 갖게 하는 또다른 우연을 꿈 꾸고 싶습니다."

 

전시는 20일부터 26일까지 우진문화재단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