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건강] 황반변성

50세 이상 1년에 한번 안과 검진 받아야

눈을 통해 세상을 볼 수 있게 해주는 기관인 황반이 노화, 유전 요인, 독성, 염증 등에 의해 기능이 떨어지면서 시력이 감소되고, 심할 경우 시력을 완전히 잃기도 하는 질환이 바로 연령관련 황반변성이다. 병원에 있다 보면 황반변성인지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병원을 방문해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쳐 시력이 떨어지고 이전 시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를 접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안과의사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60대 사업을 하는 K씨는 수개월 전부터 조금씩 흐려 보이고,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이 있었다. 안경점에서 가서 안경을 새로 맞춰 봐도 좋아지지 않아서 노안이 온 것으로 생각하고 지내왔다. 그러던 중 건강 검진 차 방문한 안과 병원에서 우연히 격자 모양의 검사표를 받아 보는 순간 마구 일그러져 보이는 걸 느끼고는 깜짝 놀랐다. 정밀 검진을 실시한 결과 황반변성이라는 생소한 진단명을 듣게 되었고, 한 눈은 이미 많이 진행하였고, 다른 눈은 치료 가능한 시기라는 담당의사의 소견을 듣고 치료 후 더 이상의 시력 손실 없이 현재의 시력을 보존할 수 있었다.

 

황반변성이 세계적으로 실명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을 만큼 더 이상 생소한 안과 질환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서구적 식사 등에 의해 그 발생빈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황반은 시세포와 시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시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망막의 정중앙 부분으로, 카메라의 필름과 유사한 작용을 한다. 사람의 보는 기능 중 90%를 담당하는 황반은 사물의 중심을 볼 수 있게 하여 글자를 읽거나 사물을 인식하고 운전하는 것, 또 색을 구별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정교한 시력을 요하는 기능을 담당하며, 눈을 통해 우리의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해주는 우리 몸의 중요한 기관 중 하나이다.

 

황반변성은 보통 50~60대 이후에 나타나며,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10% 이상이 이 질병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현재 환자 수가 약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흡연, 환경오염, 비타민의 부족, 높은 혈중 콜레스테롤, 햇볕 노출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증상은 시야가 흐리고 어둡게 보이며, 직선이 흔들려 보이거나 굽어져 보이고, 중심부 시야에 어느 부분이 지워진 것처럼 보이지 않는 증상(시야 중심부에 맹점)을 경험한다. 안타깝게도 초기에는 전혀 자각증상이 없어 질환이 한참 진행된 후에야 발견되어 시력을 잃는 경우가 많다.

 

황반변성에는 건성과 습성의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습성 황반변성의 경우 진행속도가 빨라서 시력이 빠르게 나빠지며, 2개월에서 3년 이내에 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의 시력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레이저나 약물치료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실명을 예방할 수 있다.

 

황반변성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등푸른 생선이나 과일, 야채를 즐겨 먹어야 한다. 눈에 들어오는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기 위한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조기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50세 이상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번 정도는 반드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가끔씩 집에서 신문을 놓고 번갈아 가리면서 시험해 보아서 글씨가 뚜렷이 보이지 않고 굽거나 뿌옇게 보인다면 황반변성 등 안과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권의용 교수(전북대병원 안과)

 

▲ 권의용 교수 프로필

 

전북대학교 의과대학

 

전북대병원 임상교수

 

2008 미국 백내장 굴절 수술학회 최우수 포스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