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영혼이 내게 들어왔다"고 진술하는 등 횡설수설해 정확한 범행동기가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찰은 범행 수법이나 지극히 평범한 박씨의 환경으로 보아 '다른 목적이 있을것'으로 보고 범행동기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박씨는 경찰 조사 결과 정신병 치료를 받은 전력이 없고, 아내와 아들 2명을 두고 자영업을 하며 가정을 이끌어 가는 평범한 가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졸 학력으로 대구의 싱크대 제조회사에서 일하는 박씨는 무속신앙이나 특정종교에 심취하지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사전준비와 증거인멸, 우회도주로 등 치밀한 범행수법에 주목하고 있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 4월 중순 처음으로 최씨 납골묘를 찾았고 '호기심' 차원이었다고 진술했다.
인터넷을 통해 최씨의 납골묘가 있는 갑산공원묘원홈페이지도 검색했다.
박씨는 '최씨가 자꾸 꿈속에 나타났다'며 8월1일 새벽 납골묘를 10여분간 둘러본 뒤 1일 낮 양평군의 철물점과 석재상에서 범행에 사용할 해머와 대리석을 산 것으로 조사됐다.
납골묘 대리석을 깬 뒤 새로 구입한 대리석으로 막아 도난 사실을 감추려는 의도였다.
1일 밤∼2일 새벽 범행하려 했으나 구입한 대리석의 크기가 커 포기했다.
박씨는 완벽한 범행을 위해 10시간 가까이 머물며 종이에 대리석의 사이즈를 적었고, 산책을 하는 사람으로 위장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흔들며 자연스런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박씨는 이어 4일 밤∼5일 새벽 유골함을 훔친 뒤 물걸레로 납골묘를 닦아 증거를 철저히 인멸했다.
또 경찰의 예상도주로 CCTV 추적을 피하기 위해 자신의 포터트럭을 이용해 양평∼홍천∼속초∼울진∼대구로 우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CCTV를 본 사람이 박씨를 용의자로 신고했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박씨가 범행 당일 양평에서 8차례에 걸쳐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박씨의 포터트럭이 양평군의 경찰검문소 CCTV에 찍힌 사실을 확인해 범행 20일만에 검거했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속초에서 꿀단지를 구입해 유골을 넣고, 최씨 이름이적힌 유골함은 대구의 야산에 파묻는 등 범행 후에도 차분하게 증거를 인멸했다"고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박씨가 임의대로 1차 진술조사를 마친 상태라 정확한 범행동기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금품을 노린 범죄 등 정확한 범행목적에 대해 추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