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주여성들 "보건소 가기 이젠 겁 안나요"

진안군, 통역서비스 제공

진안군은 결혼이주여성의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해 '결혼이주여성 통역서비스'를 제공한다. (desk@jjan.kr)

한국말이 서툰 진안지역 이주여성들에게 보건소 문턱이 낮아졌다. 진안군보건소가 이주여성들의 예방접종은 물론 임신과 출산, 육아 등을 돕기 위해 의사소통이 가능한 통역요원을 따로 두면서부터다.

 

일명'결혼 이주여성 통역서비스'는 한국 생활에 안정적으로 정착한 선배 이주여성 2명이 맡고 있다. 베트남 출신 람티미한(27·부귀)과 키르기스스탄의 아지벡코바 굴바르친(32)이 그 주역들.

 

자국어는 물론, 영어와 한국에도 능통한 이들은 지난 4월 24일부터 군보건소 예방접종실에서 1일 3∼4시간씩 주당 17시간에 한해 후배 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통역을 해주고 있다.

 

비단 의사소통에 그치지 않는다. 통역 외에도 때론 모자보건에 관한 상담과 함께 보건사업에 대한 정부시책 설명 및 교육자료 번역, 그리고 예방접종을 보조하는 일까지 도 맡고 있기 때문이다.

 

예방접종을 언제 받을지, 모유 수유를 하면 왜 좋은지 등에 대한 잡다한 일도 이들의 몫이다.

 

그런 만큼 이들 통역요원의 수혜자는 한국에 시집와 자녀를 출산한 지 얼마안된 새내기 이주여성들이 대부분. 고국의 품에 온 것처럼 친언니 이상의 살가움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들 통역요원이 배치되기 전만해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많은 것은 물론이고 심지어 3∼4번 얘기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일까지 생겨나는 등 적절한 표현이 사실상 힘들었다.

 

건강증진팀 김순배씨는 "그동안 이주여성들은 보건소 방문시 의사소통이 잘 안돼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때 어려움이 뒤따랐고, 특히 예방접종법을 몰라 시기를 놓친 경우도 허다했다"고 전했다.

 

람티미한은 "의사소통이 힘들었던 이주여성들에게 많은 보탬이 될 수 있는 이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후배들이 겪는 문화차이, 시댁과의 갈등까지 상담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11월 20일까지 한시적으로 이뤄지는 이주여성 통역서비스는 지난 3월 보건복지부에서 선정된 15개 시·군 가운데 도내에서는 완주와 진안군만이 이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