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가을 길목 한옥마을에 젊은 춤꾼들이 온다

29일 금파무용단 기획공연 '뿌리풀이'

여름과 가을 사이, 어둠이 내린 한옥 마당으로 젊은 춤꾼들이 들어온다. 무대는 탁 트인 마당. 춤의 또다른 해방 공간이다.

 

2009 금파무용단 기획공연 Ⅲ '뿌리풀이'가 29일 오후 7시30분 전주한옥생활체험관 마당에서 열린다.

 

'뿌리풀이'는 4명의 젊은 안무가들이 전통춤을 해석, 창작춤으로의 변용을 시도하는 무대. 한국춤의 아름다운 진화 과정이자 과거와 현재의 소통 현장이다.

 

'뿌리풀이' 첫번째 마당은 김보람(금파무용단 단원)의 '품'. 주제는 '태평무의 변형적 수용과 미적가치'다. '태평무'에서도 경쾌하고 빠른 발놀림을 바탕으로 흥과 신명이 넘치면서도 조급하지 않고 세밀한 동작들을 선보인다. 어머니에 대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

 

두번째 마당은 장은실(남원시립국악단·금파무용단 단원)의 '가면'. '봉산탈춤' 중 '미얄할미' 과장을 오늘날의 '미얄할미'로 재해석한다. 늙고 쪼글쪼글한 '미얄할미'가 젊은 첩에게 밀려 죽음을 맞는 내용은 단순히 처첩 사이의 갈등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남성의 부당한 횡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다.

 

세번째 마당(금파무용단 지도위원)은 '승무가 가지고 있는 내적 표현법'을 주목한 이세진의 '나비효과'. 깊은 발디딤과 함께 긴 장삼을 천천히 모았다 뿌리며 일순간에 몰아치며 비상하는 '승무'가 한국춤의 극치를 보여준다.

 

네번째 마당 임건백(금파춤보존회 회원)의 '돌이킬 수 없는…'은 '살풀이춤에 내제된 한에 대한 고찰'이다. 가장 한국적인 슬픔의 정서라고 할 수 있는 한을 맺히고 삭히는 '소극적인 정서'와 포용하고 풀어내는 '적극적인 정서'의 이중구조로 해석, 한에 담긴 다양한 움직임의 변화를 오늘날의 춤사위로 표현한다.

 

김무철 사단법인 금파보존회 금파무용단 대표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1961년부터 역사를 이어온 연륜 있는 무용단으로서 의의로 기획공연이 적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공간과 시간의 한계를 넘어 자유로운 감성의 표출을 이끌어 내는 창조의 의미로서 기획공연을 꾸준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