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전북의 문학 유산 원전으로 만나다

전북문학연구원 '전북문학 도서전시', 도내 출신 작고문인 문집등 100여종 선보여

1950년대부터 발간된 작고 문인집·기관 동인지 표지. (desk@jjan.kr)

고전에서부터 근·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전북의 찬란한 문학 유산이 원전(原典)으로 전시된다.

 

전북문학연구원(원장 허소라)이 개원 1주년을 기념해 '전북문학 도서전시'를 기획했다. 9월 4일부터 10일까지 전북예술회관 1층 2실.

 

크게 '역대 작고문인 문집'과 '기관 및 동인지'로 나뉘는 이번 전시는 한 지역 출신의 작고문인 문집과 기관·동인지를 1930년대부터 현재 양장본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전국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130여명의 작고문인들의 도서를 수집한 '역대 작고문인 문집'에는 가람 이병기, 김해강, 신석정, 미당 서정주, 채만식, 김환태의 도서들이 주가 될 전망. '기관 및 동인지'는 100여종이 소개되는데, 초기 1∼3호와 중간호, 최근호를 부분적으로 전시한다.

 

1939년에 나온 신석정 「촛불」, 채만식 「탁류」와 함께 '박두진 박목월 조지훈 서정주' '신석정 유치환 김광균 장만영'의 작품이 함께 묶인 「현대시집」도 수집됐다. 「가람 시조집」은 1939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도난 당해 47년 것을 선보이며, 「서정주 시선」은 1955년에 발간된 것이다. 석정의 수제자로 작품성은 뛰어났지만 가난으로 빛을 보지 못한 김목랑의 「흰 나비」도 소개된다.

 

월북한 평론가 김태준의 '춘향전의 현대적 해석'이 수록된 「원본 춘향전」(1939)은 전북 출신 문인은 아니지만, '춘향전'이 전북과 깊은 관계가 있는 만큼 중요한 자료다. 석정이 생전에 전북일보에 발표했던 80여편의 시는 스크랩북으로 정리됐다.

 

허소라 전북문학연구원 대표는 "나름대로 정성을 쏟았지만 아직도 미입수된 50∼60년대 기관·동인지들과 작고문인 문집이 상당수고, 적잖은 문인들의 정확한 작고년월이 미상으로 남아있어 앞으로의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일부 문인들의 경우 유족들이 보관에 소홀했거나 다른 지역으로 기증하면서 전북의 문학유산이 전북에 있지 못하고 일실돼 특히 아쉬웠다"고 말했다.

 

전북문학연구원은 찬연한 역사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별화 나열화에 머물고 있는 전북 문학을 체계적으로 정리, 연구해 유산화하기 위해 지난해 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시인이기도 한 한승헌 변호사를 고문으로, 홍석영(소설가·원광대 명예교수) 이보영(평론가·전북대 명예교수) 서재균(아동문학가·전북문협 고문) 김남곤(시인·전북일보 사장) 등 원로 문인들이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