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한 삶의 성찰이 얹는 사람.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치장하지 않는 시의 민낯이 편안하다.
8월이면 전북여고를 떠나는 김형중 전북여고 교장(62)은 시집 「어머니의 지게」(한국문학사)를 출간하며 교직생활을 매듭지었다.
"퇴임식도 이미 했습니다. 제 열정 다 쏟았기 때문에 서운하다거나 그런 건 없어요. 약간의 아쉬움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에게 있어 시가 난해해야 할 이유는 없다.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즐거운 축복인 것처럼, 시는 또다른 삶의 날개.
"저는 프로 작가도 아니고, 아마추어 작가예요.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 낙서 비슷하게 썼다가 시로 쓰게 됐죠. 학창시절 시 한 줄 쓰고 싶은 마음이 있잖아요. 아마 오랜기간 지속됐던가 봅니다."
이번 시집엔'길 따라 흘러가는 인생''나누고 싶은 이야기''연정''그리움과 이별''세월아!''추억의 그림자'로 총 6부가 실렸다.
"아버님을 초등학교 때 여의고, 어머니가 아들 하나 가르치신다고 평생 고생만 하셨습니다. 사별한 지 25년 만이네요. '어머니 지게'는 어머니에 대한 향수입니다. 생존해 계시면 나이가 90세가 되셨을 텐데, 어머니에 대한 보은의 뜻이죠."
30여년 넘게 교단에 몸 담았지만, 교육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글은 시가 아닌 칼럼으로 옮겼다. 지나치게 교훈적인 글은 시의 소재에 적당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다음달 원광보건대학 산학협력교수로 자리를 옮기는 그는 앞으로 시집 한 권을 더 내고 싶다고 말했다.
"조금 더 맛이 있고, 멋이 있는 작품을 내고 싶습니다. 그것 말고는 딴 게 없어요."
김제 출생, 1998년 「문예연구」로 등단한 그는 '대통령 표창(2007)', '한국 농촌문학상 최우수상(2008)''대한 적십자사 총재 표창(2008)'을 수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