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신종플루라는 고약한 변종 독감이 미국 유럽등 선진국을 비롯하여 전세계적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멕시코 돼지농장에서 시작된 이 악성 인플루엔자가 지구촌을 발칵 뒤집어 놓으면서 지금까지 2천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못지않게 제2차 확산파문을 우려 할 정도라니 미상불 무섭긴 무서운 전염병임에 틀림 없는 것 같긴하다.
우리나라라고 예외는 아니다. 처음 방역당국이 경계심을 늦춘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발효식품을 많이 먹는 민족에게는 계절독감보다 크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고 국민들을 안심시킨 측면이 없지않다. 그러던것이 사망자가 3명이 나오고 환자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니까 백신확보니 치료제 수입이니 예방활동 강화니 법석을 떨고 있다. 각급 학교들이 개학을 늦추고 올 가을 대유행을 우려해 지역축제 같은 사람들이 많은 모이는 행사를 취소하는등 행정적 조치들도 잇따르고 있으므로 앞으로 확산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더구나 건강한 사람은 언제 감염됐다가 자연 치유됐는지 모를 정도로 증상이 가볍고 설사 걸렸더라도 1주일 정도 치료받으면 낫는 병이라니 너무 호들갑 떨며 두려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것은 언제나 그렇듯이 메스컴이 너무 앞서가며 사람들에게 공포감 마저 조성하는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점이다. 마스크 손비누 체온계등 위생용품을 사재기 할 정도로 위중한 병이라면 도대체 우리 국민중 몇사람이나 신종플루에 안심할 수 있겠는가. 병주고 약주는 행태가 비록 신종플루뿐일까만 어떻든지 기우(杞憂)가 지나치면 재채기 한번에도 생병이 들까봐 그게 걱정이 돼서 하는 말이다.
/김승일(본지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