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플루 긴급점검] ②입시 앞둔 고3 "아프면 끝장…"

교육당국 "수능일정 그대로…격리시험 준비"

고등학교 3학년생은 요즘 바쁘다. 9일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되고 10일에는 수능 원서접수가 마감된다. 11월 12일에는 수능이 치러진다. 이런 와중에 난데없이 신종플루가 끼어들었다. 아직까지는 파괴력이 그다지 크지 않지만 앞으로 날씨가 더 추워지면 어떻게 전개될지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불안하다.

 

실제로 지난 3일, 전국적으로 수능 모의평가 실시됐지만 도내에서는 자가치료중인 3명의 학생이 신종플루로 시험을 치르지 못했다. 시험지 사전유출 사고에 따라 관리가 강화되면서 당일 아침에야 시험지가 개봉돼 제시간에 맞춰 개인에게 배달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의시험이라 그나마 다행이지만, 진짜 수능이었다면 사정이 달라진다.

 

국가적 대사인 수능시험이 신종플루로 인해 연기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수능으로부터 대학입학까지 꽉 짜여진 일정을 감안하면 수능의 연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교과부는 신종플루 환자가 다발할 경우 격리시험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말처럼 쉽지 않다는게 일선 현장의 목소리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아직 교과부로부터 구체적인 지침을 받지 못했지만 격리시험 등을 위해 여분의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고 확보가능한 여분공간 등도 아직 파악되지 않아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선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격리시험이라고는 하지만 그 것도 숫자가 한정돼 있을 때의 이야기"라며 "한 공간에 여러사람을 모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개별 공간을 제공할 수도 없으며, 감독관 확보도 어려운 것 아니냐"며 "현재로선 플루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말했다.

 

격리시험을 치른다고 하더라도 시험 직전까지 환자가 계속 발생할 수 있어 완벽한 배치계획을 세우기는 어렵다. 또 이미 완치된 사람이 환자들 틈에 끼여 시험보게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게 된다는게 관계자들의 우려다.

 

수 명의 환자가 발생한 전주시내 한 고등학교는 시내권 학생을 내보내고 원거리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기숙사를 축소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에게 마스크와 개인세정제, 손수건 지참을 권장하고 등교때나 급식 직전에는 손세정제를 뿌려주기도 한다. 학생들도 학교를 믿고 다소 안정을 되찾고 있으나 가을철 온도가 낮아지면서 다시 환자가 급증할 수도 있어 항상 긴장상태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불안한 사람은 학생 자신들이다. 인근에서 신종플루가 발생했다는 소리만 들어도 신경이 쓰인다. 신종플루로 고열이 발생하면 공부의 리듬이 깨지고, 시험 당일에는 듣기시험 등도 어렵게 되기 때문이다. 전주시내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모군(3)은 "신종플루에 걸리지 않기 위해 나름의 노력은 하고 있지만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시험이 두달 남았는데 신종플루다 뭐다 해서 집중도 안되고 초조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은 고입 연합고사를 치르게 되는 중3생들도 마찬가지다. 특히 오는 12월 16일에 치러지는 3시지역 평준화시험 합격선을 오르내리고 있는 일부 학생들의 경우 신종플루에 감염될 경우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